김해공항에 활주로 1개를 더 놓는 김해신공항안이 사실상 폐기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신축년 새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본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높다. 정치권이 지난해 11월 발의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덕신공항 조감도. 국제신문DB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김해신공항과 가덕도의 관계, 검증 보고서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제가 결정할 수 있으면 결정하고, 또 국회에서 결정하면 저희는 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신공항안 폐기가 곧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처럼 보인다.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발의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 10년 넘게 이어진 해묵은 논란 해소를 물론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도 여야 의원 151명이 동참한 가덕도 신공항건설 촉진 특별법을 올해 2월 임시국회 때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별법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가의 재정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부산시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면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전까지 가덕 신공항이 완공된다고 본다. 인천공항도 1991년 수도권신공항건설 촉진법을 통해 건설에 속도를 냈다.

　반면 특별법 통과가 무산되고 수요·입지조사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사전타당성·예비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고시(4년) ▷설계 3년 ▷실시계획 승인 및 발주(1년)에 최소 7~8년이 소요된다. 이렇게 되면 2028년 착공해도 준공은 2036년에야 가능하다. 완공까지 16년이 걸리는 셈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확정되더라도 대한민국 제2관문 공항 역할을 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충분한 수요 확보는 물론 공항과 연결되는 철도·도로 등 교통망 확충이 필수다. 부산시는 ‘기존 조사에서 보듯 수요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가덕신공항이 일본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 신공항이 확정되면 미주·유럽 노선이 대폭 확대될 것이다. 항공 수요가 증가세인 만큼 일본 규슈지역 항공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동남권에서 발생한 항공 물류가 인천공항까지 가서 처리되는 게 99%다. 거기에 드는 물류비용만 7000억 원이 든다는 통계가 있다. 이 돈만 10년 아껴도 공항 하나 만들 돈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광역교통망 구축사업이 완성되면 부산과 인접한 주요 도시에서 가덕도까지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핵심은 철도망 연결이다. 동해선과 부전~마산 복선전철을 가덕도까지 연결하면 부전역에서 23분, 울산 태화강역에서 59분, 경남 진주에서 48분이 걸린다고 부산시는 예측했다.

　가덕도 공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환경문제도 걸림돌이다. 바다 매립과 가덕도 산 절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바다 매립에 따른 비용을 최대한 줄여 총사업비를 김해신공항 수준인 7조5000억 원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