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警 “지나친 우려… 檢 권력 분산”

이번 조직 개편으로 경찰은 국가·수사·자치경찰 조직을 모두 거느린 거대 조직이 됐다. 조직은 그대로 두고 지휘체계만 분리한 탓이다. 이에 제대로 된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반면, 검찰이나 새로 발족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견제가 충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경찰 조직 체계 개편으로 사실상 경찰은 ‘한 지붕 세 가족’이 됐다. 국가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수사 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교통·생활안전·여성청소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자치경찰이 경찰이라는 한 조직에 묶였다. 애초에는 조직을 완전히 쪼개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지휘체계만 쪼갠 결과가 됐다. ‘공룡 경찰’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증원 폭도 크다. 이번 개편으로 경찰 조직은 537명의 증원이 이뤄진다. 직급별로는 치안정감 1명, 치안감 3명, 경무관 12명을 비롯해 총경 24명, 경정 91명, 경감 39명, 경위 이하 349명, 일반직 18명이 증원된다. 또 2024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까지 넘겨받는다. 이에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견제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나친 우려라는 반응이다. 검찰에 여전히 경찰의 범죄와 비위를 수사할 권한이 있고,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무관급 이상 경찰 간부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판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는 이미 충분하다. 오히려 이번 조직 개편이 검찰에 독점됐던 권한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