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해자 측 “스스로 넘어져” 해명

술자리에서 싸움을 벌인 뒤 다친 상대를 모텔방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가 구속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0일 싸움을 벌여 상대방의 의식을 잃게 한 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A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지난 10월 14일 밤 11시40분 부산진구의 한 주점 인근에서 B(20대) 씨와 싸워 중상을 입히고, 의식이 없는 그를 모텔방으로 옮긴 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피해자 변호인 등의 말에 따르면 당시 동료의 소개로 B 씨를 처음 만난 A 씨는 술자리 중 ‘B 씨가 자신에게 반말했다’는 이유로 싸움을 벌였다. A 씨와의 다툼 끝에 머리를 다친 B 씨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러나 A 씨는 B 씨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대신 아스팔트 바닥에 20분가량 방치했다. 그는 B 씨를 인근 모텔로 옮긴 뒤 40분 후 모텔을 빠져 나왔다.

B 씨는 싸운 다음 날인 15일 오전 11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검안 결과를 보면 B 씨는 이날 새벽 2시께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에서 B 씨는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으며, 국과수는 B 씨의 상처와 범행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모텔 침대 주변에서는 다수가 핀 것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들이 발견됐다.

유족들은 가해자의 엄벌을 요구한다. B 씨의 누나는 “가해자들이 장례식장에 찾아와 ‘B 씨가 술에 취해 넘어졌다’고 거짓말했다. 막내를 잃은 유족에게 또 한 번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