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정계 “전시행정” 쓴소리

부산 남구가 지역과 연관성이 없는 ‘가덕신공항 명예도로’를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류에 편승한 인기영합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남구는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기원하는 명예도로명 부여를 추진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수영로 3.65㎞(대남교차로에서 문현교차로 방향) 구간을 명예도로로 지정해 5년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구는 신공항 유치 염원을 담고 주민의 관심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달 중 구청 홈페이지와 SNS에서 구체적인 명칭을 공모하고 선호도 조사, 도로명주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2월 중 도로명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명예도로는 법적 도로명과 달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 등의 특성을 도로 이름에 담아 추가로 의미를 부여하는 별칭 성격이다. 현재 부산에 있는 14개의 명예도로를 보면 ▷동구 박재혁거리 ▷중구 양정모거리 ▷서구 이태석톤즈거리 ▷금정구 의인이수현길 ▷영도구 호국영도유격대길 등 지역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나 역사적 배경 등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남구와 가덕신공항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 아무런 접점이 없음에도 지역사회의 최대 이슈인 가덕신공항을 억지로 끌어 붙이려다 보니 이 같은 무리수가 나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박재범 남구청장의 지시로 추진됐다. 박 구청장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시행정이라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남구의회 A 의원은 “지역의 입장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염원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남구가 대체 가덕신공항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며 “박재호 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다 보니 소속 정당에서 좋아할 만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구정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여야를 떠나 부산의 미래를 위한 가덕신공항 사업에 도움 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