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16일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속여 상습적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범죄단체조직·활동죄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A(30대) 씨 등 17명을 구속하고, 공범 20명과 상품권 유통업자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도주한 18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했다.
A 씨 일당은 지난 4월 23일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 B(40대·여) 씨에게 접근, 기존 대출금 상환을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가로채는 등 2013년부터 7년간 300여 명으로부터 25억4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 콜센터 3개 조직을 운영하며 주로 2, 3 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이 있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얻은 후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그 후 기존 대출금 상환이나 보증보험료, 대출조회기록 삭제 등을 이유로 돈을 가로챘다.
이들은 갈수록 대포통장이 어렵게 되자 피해자에게 문화상품권을 구매하라고 유도해 이를 판매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A 씨 일당은 상품권 뒤 핀번호를 촬영케 해 사진을 전송 받아, 이를 중국에 있는 상품권 판매업자에게 팔아 수익을 챙겼다.
이들은 먼저 SNS를 통해 모바일신청서를 보낸 뒤 피해자가 이를 클릭하면 몰래 악성 앱이 깔리도록 유도했다. 일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해당 금융기관 등에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 앱 때문에 실제 금융기관이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돼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때는 자기의 휴대전화가 악성 앱이 깔려 있을 수 있으니,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금융기관 등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