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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옮길라…수능 전 2주간 남편에 외박 권하는 아내도

한 달 앞 ‘코로나 대입’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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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년 입시 준비한 예체능 학생
- 자가격리 땐 실기 못 봐 불합격
- 학부모 불안 속 당국 대책 호소
- 자녀들 대중교통도 못 타게 해

예체능 계열이나 논술고사를 앞두고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학교와 학원 등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어 수험 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부산 동아대 승학캠퍼스에서 2021학년도 수시모집 예능우수자 전형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실기고사를 치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동의대는 지난달 17일, 18일, 25일 태권도·음악·디자인 학과의 수시모집 실기고사를 진행했는데, 자가격리·확진자에게 응시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동의대 측은 2일 “다음 달 있을 학생부종합전형도 문제다. 면접은 화상으로 볼 수 있지만 실기시험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동아대와 부경대 등도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면접고사만 비대면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실기 시험은 아예 응시하지 못하게 하는 지침을 마련해뒀다.

체육교육학과를 지망하는 고3 수험생의 학부모 강모(여·49) 씨는 “일반 수험생과 달리 체육 계열은 실기가 평가의 50%를 차지한다. 실기시험 못 본다면 대학에 못 가는 것이다. 그냥 재수다”며 “‘혹시나 하는 일’이 생길까봐 아이에게 대중교통도 못 타게 하고 우리 부부가 학교와 학원에 데려다 주고 있다. 다른 식구들도 어디 가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사태의 특수성도 이해하지만 최소한 시험이라도 보게 해줬으면 좋겠다. 아이의 인생이 달린 문제다. 사회로 가는 첫 관문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 없는 ‘복볼복’ 상황이 연출되는 데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며 대책을 호소했다.

입시 학원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동래구 아이엠화강암미술학원 제성욱 원장은 “예체능 계열의 학생들은 최소 2, 3년간 입시를 준비해왔다. 학교별로 실기 전형이 다르기 때문에 2학년 때 진학 로드맵을 잡고 3학년이 되면 지원할 대학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그 학교에 맞는 입시 전형 준비를 한다. 그런데 확진자거나 자가격리자라서 실기 시험을 못 본다면 1년을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 된다”며 우려했다.

일반 수험생의 학부모들도 개인 위생에 부쩍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 외부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 수능 시험은 확진자나 자가격리자에게도 응시의 문을 열어뒀지만, 본인의 감염으로 수험생 자녀가 감염되거나 자가격리자가 될 경우 시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직업상 외부와 접촉이 잦은 박모(50) 씨는 최근 홍삼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면역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박 씨는 “내 건강을 위해 지금까지 한약도 한 번 먹어본 적이 없는데 재수생 아이가 나 때문에 불행한 일을 겪을까봐 홍삼까지 챙겨 먹고 있다”면서 “수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급적 모임을 삼가고 있다. 수능 2주 전부터는 외부 약속을 일체 잡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 3 수험생을 둔 이모(47) 씨는 최근 아내로부터 ‘농담 같은 진담’을 들었다. 수능 시험 2주 전부터는 집에 들어오지 말고 본가에서 지내라는 것. 외부 활동이 잦은 이 씨가 자칫 아이에게 코로나를 옮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씨는 “아내는 농담이라고 했지만 진담 같아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이제는 코로나19가 가족 해체까지 부르는 상황이 됐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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