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우려에 단속 강화했지만
- 헌팅포차·펍 등 사람 몰려 북적
- 어울려 사진찍고 술마시기 예사
- 주점 내 거리두기도 어기기 일쑤
- 부산시 등 단속반 업소 5곳 적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1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20여 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서 추가 확진자는 없었지만, 전국에서 지난달 28일 이후 5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핼러윈 데이(10월 31일)’가 지난 5월 발생했던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처럼 재확산의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핼러윈 데이인 지난달 31일 밤 한·미 합동 순찰단이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의 한 주점에서 방역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지원 기자

“공들여서 한 핼러윈 분장인데 마스크로 가릴 수는 없잖아요.” 지난달 30일 밤 10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 젊음의 거리와 해운대구 구남로 일대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파티 피플’로 불야성을 이뤘다. 골목마다 삼삼오오 모여 핼러윈 복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청년으로 붐볐다. 애써 분장한 얼굴을 가리기 싫은 듯 ‘노(NO) 마스크’로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같이 사진 찍자’는 제안에 흔쾌히 응하면서 아찔한 포토타임이 연출됐다.

서면은 핼러윈 축제의 중심이었다. 유흥업소 입구에 다닥다닥 늘어선 대기 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색하게 했다. A(25) 씨는 “핼러윈 축제 때문은 아니고 그냥 친구를 만나러 나왔는데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너무 많다. 날을 잘못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면 클럽 2곳과 감성주점 13곳은 자진 휴업했다. 풍선효과로 펍 라운지나 헌팅 포차가 붐볐다. 입장한 이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음악에 맞춰 ‘떼창’을 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고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다 보니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서면보다는 덜했지만 지난달 31일 밤 해운대 일대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점 내부의 방역수칙 준수 태세가 느슨해져 있었다. 한 주점은 주말을 맞아 손님으로 가득 찼고, 테이블 간격도 1ｍ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붙어 있어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우려했던 외국인 클럽은 예상 외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앞서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 사태와 7월 해운대 미국 독립기념일 미군의 폭죽 소동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일찌감치 대규모 순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경찰 19명과 주한 미군 사령부 헌병대 5명 등 총 24명의 합동 순찰단이 지난달 31일 자정까지 해운대 구남로 일대를 집중 단속했다. 부산시와 지자체, 식약처, 경찰로 이뤄진 단속반도 지역 곳곳의 방역 상태를 점검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밤 11시23분 한 유명 포차는 면적당 수용 인원(유흥시설 기준 4㎡당 1명)을 초과한 것이 적발돼 1일 0시부터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 외에도 주말 사이 업소 종사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3개 업소와 출입 명부에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한 곳도 적발됐다. 이지원 신심범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