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평가 점수차 적어 큰 변수
- BNK 외 NH·KB 등 도전 예상

연간 4조 원대인 부산시교육청 예산을 4년 동안 관리할 금고 선정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처음으로 탈석탄 금융 선언과 녹색금융 실적이 금융기관 평가 항목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시교육청은 공식 홈페이지에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을 예치·운영할 교육금고 지정 계획을 공고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시교육청 금고로 지정된 BNK부산은행과의 약정 기간이 오는 12월 31일로 만료된다. 이번에 지정되는 금융기관은 2021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시교육청 금고를 운영한다. 시교육청 올해 예산은 4조8000억 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경기, 서울 다음으로 많다.

종전까지는 시교육청 규칙에 따라 금고를 지정했는데, 이번에는 금고 지정을 위한 평가 기준이 지난달 제정된 ‘부산시교육청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에 규정됐다. 탈석탄 금융 선언, 녹색 금융 추진 실적을 평가항목에 넣은 게 특징이다. 석탄화력발전에 투자를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환경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금융기관을 우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8일 열린 ‘2020 탈석탄 기후위기 대응 콘퍼런스’에서 전국 56개 지자체·교육청이 ‘탈석탄 금고’ 선언을 하면서 금고를 선정할 때 탈석탄 금융 선언을 한 금융기관을 우대하는 정책이 확대되는 추세다. 교육청 중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가장 먼저 탈석탄 항목에 배점(5점)해 금고 선정을 완료했고, 부산이 두 번째로 추진 중이다. 평가는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7점) ▷교육청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1점) ▷교육수요자 및 교육기관의 이용 편의성(22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3점) ▷교육기관 기여 및 교육청과 협력사업(7점) 등 5개 항목(18개 세부항목) 총 100점으로 진행한다. 이 중 교육기관 기여실적 부분에서 생태전환 교육 연계 탈석탄 선언 실적, 녹색금융 추진실적에 각 1점씩 배점됐다. 배점이 크지 않지만, 금고 선정 때 적은 점수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번 시교육청 금고 지정에 BNK부산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이 참여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이 세 은행이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BNK부산은행은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1969년부터 한 번도 금고 지정을 놓치지 않았다. NH농협은행은 부산을 제외한 16개 교육청의 금고를 맡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최근 탈석탄 금융 선언을 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19일까지 금융기관으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고, 다음 달 중 대학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외부인사로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꾸려 제안서를 평가할 예정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