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에도 식물 건재… 확대 추진
- 낚시꾼 무분별한 접근 막기도

잇따라 북상한 태풍에도 방파제에 설치된 에코가드(입체녹화구조물)에 염생 식물이 버티면서, 콘크리트로 시공된 방파제 등 해안가의 녹지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파제를 넘어 테트라포드 등으로 접근하는 낚시꾼의 발길도 줄여 관련 사고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15일 에코가드(입체녹화구조물)가 설치된 부산 수영구 광안대교 진입로 인근 방파제 일대를 한 시민이 걷고 있다. 김종진 기자

10일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동 메가마트 앞 광안대교(해운대 방면) 입구 인근의 방파제에 각종 식물이 심겨 있었다. 삭막한 콘크리트를 따라 산책하던 시민도 식물의 등장을 반겼다. 인근 주민 A 씨는 “가끔 방파제를 따라 산책하는데 지난달부터 식물이 방파제에 심겨 있고 꽃도 피어 유심히 살펴봤다”면서 “바다를 보며 걷지만 삭막한 콘크리트 방파제 탓에 답답했는데 조금이나마 청량감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6월부터 예산 1800만 원을 투입해 향토기업인 해양생태기술연구소와 함께 해당 방파제 20ｍ 구간에서 ‘인공해안구조물 입체녹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에코가드로 불리는 이 입체녹화구조물은 시멘트로 된 방파제에 염생 식물을 심는 것으로, 해안에 그린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취지로 진행된다. 해양생태기술연구소가 발명해 지난해 특허를 받았다. 연구소 측은 “사람들이 녹지를 잘 밟지 않으려고 하는 성향이 있어, 방파제를 넘어 테트라포드로 접근해 낚시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잇따른 태풍에도 에코가드에 식물이 그대로 살아남아 시는 상태를 지속해서 체크한 다음 사업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월파 등 피해가 있었지만 아직 식물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서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고 성과가 좋으면 사업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부산지역에서 녹화 가능한 인공해안의 길이는 약 22㎞이고, 전국의 경우 520㎞로 추정된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