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고향인 부산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김신(63·사진) 전 대법관이 변호사로 변신했다. 김 전 대법관은 “사회와 너무 동떨어져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많은 분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대법관은 부산 울산 경남에서만 재직한 법관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2012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이후 2018년까지 대법관을 역임한 뒤 고향인 부산으로 옮겨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맡았다. 김 전 대법관은 석좌교수를 그만둔 소회를 밝히면서 “대법관으로서 내린 판결을 돌아보거나 연구할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학생 대부분이 변호사 시험 합격이 우선이 돼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물론 전국 로스쿨의 상황이 다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부산법원종합청사 맞은편 법조타운이 아닌 인근 주택가에 사무실을 열었다. 그는 “법원보다 부산시청에 더 가까워 부산시와 관련된 일을 하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그런 건 아니다. 단순한 변호사 사무실이지 별거 없다”며 웃었다. 그는 후배 변호사 1명과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판결문을 시민 눈높이에 맞춰 풀어쓴 책도 발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주로 서울지역 로펌에서 다루던 대법원 상고사건 문의가 들어옵니다. 이와 별도로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대법원 판례를 골라서 쉬운 말, 쉬운 문장으로 풀어쓴 책을 준비 중입니다. 석좌교수 재직 때 연구한 배임죄 관련 논문을 묶어 논문집도 낼 계획입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