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성성당~해녀회관 차로 통제
- 상인들 "코로나에 엎친데 덮쳐"
- 기장군수 "방파시설 보강 진행"

- 영도 청학동 4차로 바닷물 역류

제9호 태풍 ‘마이삭’ 피해를 복구하기도 전에 10호 태풍 ‘하이선’이 들이닥치면서 부산지역은 특히 해안가를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상기후로 해안가에 태풍 및 폭우 피해가 집중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오전 부산 기장군 죽성리 일대 도로가 태풍이 몰고온 파도로 파손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널브러진 가재도구 뒤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오는 모습. 김종진 기자

7일 오전 부산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에 위치한 죽성성당. 성당 앞 왕복 2차로 가운데 두호해녀복지회관 방면 차로 약 10ｍ 구간이 산산조각 난 채 내려앉아 있었다. 기상청 지역별사세관측자료(AWS)를 보면 이 일대에는 오전 6시부터 순간 최대 초속 15.6ｍ의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마이삭 때 이미 내려앉았던 이 도로는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이날 해녀복지회관에서 죽성성당에 이르는 차도의 차량 출입이 통제됐다. 죽성성당에서 두모포 쪽으로 이어지는 해안가의 식당, 카페, 숙박업소 등 수십 곳은 하이선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공중화장실은 내부가 무너지다시피 내려앉았고, 해안가에 자리잡은 상가마다 문을 열어젖히고 가게 내부로 유입된 물과 자갈 등 잡동사니를 솎아내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3층 건물로 된 카페 2층에서 엉망진창이 된 가게 내부를 정리하던 60대 A 씨를 만났다. 퇴직금을 털어 8년 전 이 건물을 짓고 아들과 함께 카페를 운영해왔다는 A 씨는 “마이삭 때 1층이 침수돼 이미 커피머신과 제빵기, 제빙기, 냉장고 3대 등을 갖다 버렸다. 입구를 단단히 막고 대비했지만 또다시 가게가 침수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동안 처음으로 태풍 침수 피해를 겪었다는 A 씨는 “8년 전보다 해안가 테트라포드의 높이가 많이 낮아졌다. 인근 상가에서 여러 차례 군에 이야기했지만 조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피해를 봤다”며 “가게를 접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인근 월전마을 쪽도 강풍에 주요 도로가 파손돼 통행이 한때 통제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최죽근 월전마을 이장은 “3년 전 파손돼 새로 정비했던 길이 이번 태풍에도 속수무책으로 같은 일을 당했다”며 “이 일대는 ‘장어골목’ 등 식당가가 즐비하다. 코로나19에 폭우 태풍까지 피해가 겹치면서 상인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현장 피해 상황을 둘러본 오규석 기장군수는 “예산 확보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소집을 군의회에 요청했다. 테트라포드 증설 등 방파 시설 보강을 비롯해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영도구에서도 청학동 소재 한 식당 앞 왕복 4차로가 침수되면서 일대 300ｍ 구간이 통제됐다.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바닷물이 도로로 역류하면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구는 설명했다. 해당 구간은 바닷물이 빠진 낮 12시 전면 통제가 해제됐다.

김민주 이준영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