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5공장 정전에 생산 차질
- 현대중, 바닷물 넘쳐 복구 작업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부산과 울산 인근을 통과하면서 지역 산업단지 곳곳에 피해가 잇따랐다. 울산지역 산단은 정전으로 조업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했고 부산지역 산단은 도로가 침수되면서 근로자들의 출근길이 묶였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부산 울산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7일 부산 기장군 정관산업단지 도로가 침수돼 자동차가 물에 거의 잠겨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북구 양정동)은 5개 주요 공장 가운데 5공장이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갑작스럽게 정전됐다. 이로 인해 이 공장의 G90, G80, G70, 투싼, 넥쏘 등의 생산라인이 멈춰섰다. 회사는 긴급 복구인력을 투입해 3시간 만인 오전 11시30분께 가동을 재개했다. 현대차 인근 현대모비스 공장(북구 염포동)도 일시 정전됐지만 복구 작업 끝에 1시간여 만에 조업이 재개됐다.

현대중공업(동구 전하동)은 오전 한때 조선소 안벽에 바닷물이 넘쳐 들어와 일시적으로 조업이 중단됐다. 회사 측은 피해 상황 점검을 위해 필수 인력만 배치했고, 해당 사업장의 나머지 직원은 오후에 출근하도록 조치했다.

자동차와 조선 협력업체가 모여 있는 북구 매곡산단의 일부 업체에서도 20분 가량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강풍으로 인해 지붕 일부가 날아간 업체도 있었지만, 회사와 공단 측이 즉각 안전 조치를 해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석유화학 관련 협력업체가 모여 있는 울주군 온산읍과 청량면 일대 일부 기업도 일시 정전을 겪었다.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상동면의 한 공장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50대 직원을 소방관들이 구조하는 모습. 이 직원은 하반신이 매몰된 상태로 구조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부산에서도 태풍이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가면서 산단 도로가 침수된 곳이 속출했다. 이날 오전 강서구 지사동 명동지구 일반산업단지 진입도로가 침수됐다. 근로자 통근버스 2대가 발이 묶였지만 우회도로를 통해 진입했다. 기장의 정관일반산업단지도 진입도로와 산단 내 도로가 침수돼 차량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의 강풍으로 시설 파손 피해를 본 다수의 기업은 이번에도 피해를 봤다. 기장 정관농공단지 입주기업협의회 박호경 상무는 “앞서 태풍이 지나간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대비를 못 한 곳이 꽤 있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시설을 보수한 곳은 피해가 덜한데 정확한 상황은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산권의 미음·화전·녹산국가산단의 입주기업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별로 시설 내 누수 등을 파악하는 단계다. 각 업계 조합 및 부산경제진흥원 산단관리센터 차원에서 피해 규모를 추가로 파악할 계획이다.

방종근 배지열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