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예방한 최근 신고 사례를 공개하며 시민의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경찰청은 금융기관 채권팀을 사칭해 시민의 돈을 가로채려 한 혐의(사기)로 A(여·20대) 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송금책으로 가담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지난 10일 B(40대) 씨에게 전화해 금융기관을 사칭한 뒤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거짓 약속을 했다.

B 씨는 이 말에 속아 900만 원가량을 A 씨에게 주려고 했으나 평소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들은 ‘대출 과정에서 수수료를 요구하면 사기다’는 말이 기억나 파출소에 사건을 신고했다. 이후 사하경찰서 경찰관들이 출동해 A 씨를 검거해 피해를 예방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공개하면서 보이스피싱 사례별 피해 예방법을 전했다. 유형별로 보면 경찰·검찰·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해 ‘명의가 도용되었다’거나,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속여 돈을 편취하는 기관사칭형이 있다. 정부기관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금 보호나 범죄 수사를 이유로 안전계좌로 이체나 현금인출(전달)을 요구하지 않으며, 특히 현금을 인출해 집안이나 물품보관함에 두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없으므로 비슷한 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 B 씨의 사례처럼 금융기관을 가칭해 피해자에게 대출상담을 위한 앱을 설치하게 하고, ‘기존 대출을 상환하면 저금리로 대출을 해 주겠다’고 속여 돈을 편취하는 대출사기형도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은 대출을 조건으로 선입금 수수료 등을 요구하면 100% 사기이며, 최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악성 앱(app) 설치를 유도하는 경우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보이스피싱 범죄자에 대한 대법원 양형 기준을 보면 피해금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조직적 사기 범행에 가담한 자에 대해서 4~7년을 기본 양형기준으로 두고, 총책 팀장급 범인에 대해서는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지난 해 단속한 중국 소재 20억 원대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15명 구속)에서, 총책은 징역 10년, 팀장급 조직원은 징역 4~5년, 콜센터 상담원은 징역 1년6개월~3년 등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경찰은 “국내에서 단순 수거책 송금책으로 가담한 경우에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예방법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안타까운 사례를 막을 수 있으니, 유사 사례 발견 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