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체육공원 조성 예정

다이옥신 중금속에 오염된 채 수년간 흉물로 방치됐던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미군 군수물자 재활용유통사업소(DRMO)가 토양오염을 정화하고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부산시는 부산진구 개금동 3만84㎡ 규모의 옛 DRMO터에 지난달 말 오염토양(8615㎥)을 굴착, 정화·복원을 마치고 체육공원을 조성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DRMO는 1973년 4월 미군에 공여돼 재활용품 적치장, 폐품소각장 등으로 약 40년간 사용됐다. 한미연합 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미군부대를 평택·대구 중심으로 이전 재편하면서 2008년 폐쇄됐고, 협의를 거쳐 2015년 5월 국토교통부로 반환됐다. 이 부지는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해 중금속 5종(카드뮴 납 구리 아연 크롬6가), TPH(석유계통탄화수소) 등에 오염된 채 9년 동안 방치됐다.

이에 시는 관할 지자체인 부산진구, 토양환경 분야 전문가, 시민환경단체와 민관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정화·복원이 필요하다며 정부를 설득했다. 부지를 소유한 국토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마침내 82억 원을 들여 오염 정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관거버넌스는 14차례 협의를 통해 적절한 검증 등 방안을 논의하며 정화·복원 작업의 중심에 섰다. 특히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다이옥신 정화에 열 탈착(고온 열 분해 처리) 공법을 적용해 주목받는다. 이를 통해 다이옥신 오염토양은 정화 이전 536pg-TEQ/g에서 43.8pg-TEQ/g로 대폭 낮아졌다. 환경부 권고기준(100pg-TEQ/g)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이 외 TPH는 1만4452㎎/㎏에서 31.4㎎/㎏으로, 카드뮴은 193㎎/㎏에서 3.9㎎/㎏으로 각각 낮아졌다.

앞으로 시는 국토부 철도시설공단과 협의해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등 시민체육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앞으로 국내 미군 공여 반환부지의 토양정화 작업을 추진할 때 롤모델로 활용 가치가 클 것”이라며 “정화된 부지는 타 용도로 사용하기 전까지 추가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토양정화 실태조사를 비롯해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