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법조계 원로 접촉 등 장고
- ‘장관 수사지휘’ 수용 여부 주목

대검찰청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해 현재의 수사팀이 아닌 제3의 특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검사장회의 결과를 6일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이와 함께 전문수사자문단 설치는 중단하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휘한 총장의 지휘감독 배제는 위법하며 부당하다는 검사장들의 의견도 전달했다.

대검 기획조정부는 이날 오후 이 같은 보고 내용을 공개했다. 대검이 밝힌 내용을 보면 지난 3일 열린 검사장회의에서는 “검찰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함이 상당하고,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더불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중 검찰총장 지휘 감독 배제 부분은 사실상 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므로 위법 또는 부당하다”는 공통된 의견도 나왔다. 총장의 거취에 대해선 “이번 사건은 검찰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대검은 “이날 공개된 내용은 회의에 참석한 검사장들의 대다수 의견 내지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의 최종 입장은 7일 이후 정리될 전망이다. 윤 총장은 법조계 원로들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등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윤 총장이 검사장회의 결과를 모두 수용한다면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해 사실상 반발하는 모양새가 돼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법무부가 특임검사 도입에 대해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미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검이 특임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면서 양측의 의견이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윤 총장이 입장 발표를 하면서 특임검사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 대한 총장의 지휘감독 배제에 대해 재지휘를 요청하면 ‘항명’으로 받아들여져 양측의 대립각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검 보고내용이 공개된 이날 법무부는 “특임검사 임명은 지시 위반”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불어 추 장관의 지시가 위법·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8조는 장관의 유보된 권한을 명시한 조항이며 이를 행사한 이상 외청인 검찰청은 지시를 따라야 한다며 검찰을 압박했다.

이와 별도로 검사장들이 입을 모아 “검찰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고 밝히는 등 의견 수렴 과정에서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줘 검찰과 법무부를 비롯한 외부와의 대립 구도가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