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일면식도 없는 남성과 시비를 벌이다 휴대전화기로 엉덩이를 찌른 혐의 등으로 기소된 30대 여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현수 판사는 상해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여·39)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16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소내용을 보면 지난해 4월 6일 새벽 2시께 만취 상태였던 A 씨는 경남의 한 길가에서 알지도 못하는 승용차의 문을 열고 올라탔다. 정차한 차 안에 있던 남자 B(27) 씨와 C(26) 씨가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A 씨는 거절하면서 B 씨의 뺨을 때리는 등 2명에게 상처를 입혔다.

B 씨가 A 씨를 피해 차에서 내리자 A 씨는 B 씨 멱살을 잡아 차에 다시 태우는 과정에서 휴대전화기로 B 씨 엉덩이를 강하게 찔렀다.

A 씨 변호인은 재판에서 “(B 씨의 엉덩이를 찌른 행위는)도망치지 못하게 막고 경찰에 인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고 폭행 시비가 있었던 피해자의 엉덩이를 돌연 휴대전화기로 강하게 찔렀다. 이런 행위는 일반적인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 관념에 반하는 것”이라며 “피고인 추행 행위 방법과 행태 등을 볼 때 범의(범죄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고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던 것은 인정되지만, 행동이나 범행 방법 등을 고려하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장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