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한 주차장 규모 대폭 축소
- 도서관보다 녹지조성 우선돼야”

부산 금정구 윤산터널 인근 주민이 터널 상부에 도서관이 들어서는 데 반발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당초 공원과 대규모 주차장 조성을 기대했지만 부산시와 금정구가 제대로 된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도서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주장한다.

17일 금정구 부곡3동 주민으로 구성된 ‘금샘도서관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윤산터널 건설이 진행되던 2016년 7월 시와 구는 터널 상부공간에 공원과 주차장 200면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면적 3300㎡가량의 공원을 만들어 윤산터널 개통에 따라 늘어나는 매연을 일부 저감한다는 취지였다. 공원에 마련되는 주차장을 주민에게 개방해 일대 주택가 좁은 골목길의 주차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곳에는 공원이 아닌 금샘도서관 건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시비와 구비 198억 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 도서관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 4월 윤산터널이 개통된 뒤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으며, 내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비대위는 공원이 도서관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공청회 개최 등 시와 구의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미비했다고 강조한다. 주차장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105면 줄어든 95면으로 조성되고 있어 주차난 해소에 효과가 없다고 비대위는 덧붙였다.

신성용 비대위원장(부곡교회 목사)은 “도서관이 모든 구민에게 유익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윤산터널 공사의 소음·분진 피해를 직접 겪고, 개통 이후 매연 문제에 시달리는 마을 주민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도서관이 아니라 공원”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지역 내 도서관 시설이 부족한 점 등을 고려해 계획을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 대상 설문을 진행하고, 시와 논의한 끝에 도서관 건립을 결정했다. 또 계획상 800㎡ 크기의 소공원도 조성될 예정”이라며 “최근 부구청장 주재로 비대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도서관 건립 과정에서도 진지한 자세로 주민과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