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입국해 하루에만 두 차례나 자가격리를 위반하고 급기야 노래방에서 카드를 훔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국제신문 지난달 8일 자 6면 보도 등)에게 검찰이 전국 자가격리 위반자 가운데 가장 높은 형량의 선고를 요청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감염병 예방법 위반과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 씨가 하루에만 두 차례 자가격리를 위반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구형 취지를 설명했다.

최근 유사 사례에서 검찰이 최소 벌금 450만 원에서 최대 징역 1년을 구형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구형량이다. 앞서 검찰은 자가격리 위반으로 전국에서 처음 실형(징역 4월)이 선고된 20대 남성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 남성은 자가격리 해제를 이틀 앞두고 집을 나와 떠돌다 사흘 만에 붙잡힌 뒤 임시보호소로 옮겨졌지만 당일 다시 탈출해 구속됐다.

A 씨는 지난 4월 29일 멕시코에서 미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다. 자가격리 기간이었던 지난달 6일 집에서 나와 부산 사상구 노래방에 간 뒤 주인의 카드를 훔쳐 주점에서 50만 원가량 사용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입건된 뒤 자가격리시설로 옮겨진 A 씨는 이날 밤 공무원의 눈을 피해 시설에서 빠져나왔다가 서구 충무동에서 붙잡혔다.

A 씨와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A 씨 변호인은 “수년 전부터 알코올 의존증과 우울증을 앓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물을 복용하던 A 씨가 술을 끊고자 2년6개월 전 멕시코로 떠났다가 코로나19 확산을 피해 한국에 입국했다”며 “오랜만에 고향에 와 긴장이 풀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은 A 씨의 노부모가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최후변론에서 A 씨 “저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공무원과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진술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와 함께 A 씨는 지난 1, 2일 법원에 잇달아 반성문을 제출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