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은 학원 수업 가고 친구 모임
- 확인된 접촉자만 최소 30여 명
- 부산시 집합금지 행정명령 해제

경남 양산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동시에 발생했다. 도내에선 17일 만의 지역감염 사례인 데다 접촉자가 많아 감염이 확산할 수 있어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경남도와 양산시는 물금읍에 거주하는 47세 남성 A 씨(경남 124번)를 비롯해 배우자(44·경남 125번)와 중학교 1학년 큰딸(13·경남 126번) 등 3명이 지난 8일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마산의료원 등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고 9일 밝혔다. 당국은 유통업에 종사하는 가장인 A 씨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사업차 경기도 일대에 머물다 코로나에 감염돼 돌아온 뒤 가족 간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한다. A 씨는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이 있었지만 부인과 딸은 무증상 상태다.

A 씨는 지난 4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직장과 식당을 방문하고, 지난 5일에는 양산 물금과 동면의 사우나와 식당, 호프집, 학원에도 갔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접촉자만 30여 명이며,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큰딸이 학원에 다니고 친구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등 여러 사람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은 확진자와 접촉한 학원생들이 다니는 지역 2개 중학교에 대해 등교를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경남도와 양산시는 A 씨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A 씨의 동선에 포함된 업소에 대해서는 소독을 하는 등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친다. 하지만 파악되지 않은 접촉자도 많아 깜깜이 감염이 이어질 수 있어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경남도 김명섭 대변인은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 2ｍ 거리 두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누적 확진자 수가 각각 144명, 53명을 유지했다. 부산시는 이날 정오를 기해 클럽·감성주점·콜라텍 등 71곳의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해제했다. 부산지역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인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시는 이들 업소를 고위험시설로 분류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고위험시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사업주와 이용자에 벌금(300만 원 이하)이 부과할 수 있다. 시는 71곳의 유흥시설에는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 특별관리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8명 늘어 1만1852명이다. 사망자는 1명 늘어 274명이며, 완치돼 격리해제된 확진자는 26명 늘어 1만589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앞으로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고의로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방역 정책을 방해하면 구속수사로 엄정 대응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 대응을 위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역학조사 거부 행위 또는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방해가 있으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보고했다. 허위신고로 대규모 인력이 출동하게 하거나 3회 이상 상습 허위신고를 한 경우도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관련 사건 처리 기준도 강화, 재판에서 실형 또는 벌금형 상한선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선고 형량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적극 항소한다. 경찰청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행위에 대해선 각 지방경찰청 수사부서가 직접 수사하고, 방역 지침을 어긴 불법 다단계 업체나 유흥업소 등에 대해서는 다른 법령까지 적용해 엄정히 처벌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감염위험이 높은 시설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하고 포교시설 등에 대해서는 사전점검 등 예방적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김성룡 이민용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