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찰 활동 중 발견한 환경공단
- “20일까지 보수공사 완료할 것”
- 인근 주민 “폭발할까 무섭다”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 바닥에 매설된 온수관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분출되고 있지만 당국이 나흘째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2018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노후 온수관이 파손되면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던 사고도 있었던 터라 주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양운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지역난방 열수송배관(온수관) 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나흘째 수증기가 분출돼 주민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부산환경공단은 지난 14일 오후부터 해운대구 좌동 양운초등사거리 인근 왕복 5개 차로 중 2개를 막고 지역난방 열수송배관(온수관)의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보수 작업은 폭 3ｍ, 길이 10ｍ 구간에서 실시 중이다. 공단은 지난 14일 열화상 장비 등으로 관리 중인 배관을 순찰하다가 해당 지점에서 온수관 이상을 감지해 안전펜스 등을 설치하고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15일 밤 해당 도로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를 발견한 인근 주민은 불안을 호소했다. 한 주민은 “도로가 갈라져 있고, 지표면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나와 정말 불안하다. 여태껏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니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갑자기 도로와 주변 맨홀에서 수증기가 치솟아 놀랐다”면서 “폭발하거나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의문이다. 온수관에 균열이 발생했거나 파손된 것이라면 교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온수관이 터질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가스관이 아니라 폭발할 위험은 없다. 인근 5000세대의 온수 공급도 차질 없다”면서 “현재 수증기가 대량으로 올라오는 것은 90도 정도인 온수관에 땅속의 물기 등이 접촉한 게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 배관 파열 여부 등은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수증기가 나오는 주배관 대신 보조관을 만들어 온수를 공급하다 보니 원인 파악 등을 위한 보수 공사에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오는 20일까지 수증기가 나오는 원인을 파악하고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18년 12월 경기 고양시에서는 노후 온수관이 터져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차량이 파손되고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인명피해가 생긴 것이다. 당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온수관의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온수관의 잔여 수명 조사 결과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12월에도 경기 성남시의 한 온수관이 파열돼 인근 세대 수돗물이 끊기고 도로가 통제되는 등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