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퇴 기자회견 나흘 만에
- 부산청, 내사 → 수사 전환
- 단건으론 역대급 수사인력
- “위법 확인 땐 엄정 조처”

- 민주당, 만장일치 吳 제명

부산경찰청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내사를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단건으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수사인력을 동원한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위법이 확인되면 엄정 조처할 계획이다.

부산경찰청은 시민단체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발된 오 전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오 시장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며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자 지난 23일 내사에 착수했다. 하루 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활빈단이 오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의 혐의(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로 각각 서울남부지검과 부산지검에 고발했다.

부산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경찰청은 여성청소년과장을 수사총괄팀장으로 한 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에는 수사전담반·피해자보호반·법률지원반·언론대응반 등 총 24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경찰이 단일 성폭력 사건 수사 대응을 위해 이처럼 많은 수사 인력을 동원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경찰은 고발인을 상대로 1차 조사를 한 뒤 피해자 및 참고인을 순차적으로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성폭력 사건 수사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 진술을 우선 확보한 뒤 가해자 조사가 이뤄진다. 현재 경찰은 고발인과 소환조사 날짜를 조율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공식 입장을 전달받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이후 경찰은 피해자나 오 전 시장 주변 참고인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성추행 혐의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오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경찰은 오 전 시장에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나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사건 외에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오 전 시장의 또 다른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한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이 채널 운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해 관련 수사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진행 중이다. 서민민생대책위가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사건은 아직 부산경찰청에 이첩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 여부 의사가 담긴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며, 오 전 시장의 소재는 파악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철저히 수사해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처할 것”이라며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27일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만장일치로 제명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