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차제 20% 부담 잇단 반대에
- 심의서 부담 비율 바뀔 가능성

- 전 국민에 지원금 지급 실현 땐
- 오히려 부담분 늘어날 확률도

- 시 자체 2차추경안 편성 골머리
- 재정 악화 대비 비상본부도 꾸려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자 7조6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부산시가 동향에 촉각을 세운다. 실제 국회에서 통과되는 추경 규모에 따라 시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말 소득 하위 70% 이하 1478만 가구에 가구별로 최대 100만 원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는 안을 발표했다. 9조7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80%는 정부가, 20%는 지자체가 부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번에 편성된 2020년 2차 추경예산은 이 긴급재난지원금의 정부 부담분 7조6000억 원이다.

정부는 당초 방침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실제 국회 통과 안은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우선 정부가 ‘지자체 20% 부담’ 발표를 한 이후 지자체가 잇따라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정부 방침이 공개된 후 “정부는 보편적 지원을, 지방정부는 선별 지원을”이라는 원칙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은 정부가 더 부담해달라고 건의했다. 경남도 역시 초기부터 김경수 지사가 나서 보편적 지원은 전액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한다.

이 같은 의견이 일부라도 받아들여지면 부산시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부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약 1450억 원인데, 만약 지자체 부담 비율이 10%라도 줄어들면 7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아낄 수 있다. 시는 긴급재난지원금에 앞서 이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민생지원금 1856억 원을 지원하기로 해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사실상 바닥난 상황이다. 경상경비를 줄이고 예산을 전용하는 재구조화만으로는 필요한 예산을 모두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시는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부담 비율 조정을 특히 예의주시한다.

정치권이 주장해 온 ‘보편적 지원’이 실현될지도 관심이다. 정부의 선별 지원 방침이 공개된 이후 지급 기준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여야가 모두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지급’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필요한 예산은 13조 원으로 훌쩍 뛰어 4조 원가량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추가 예산 중 일부를 또 한 번 지자체가 부담해달라고 요구한다면 부산시 부담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정부 예산안 편성에 발맞춰 2차 추경예산안을 짜고 있으나 변수가 많아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본 뒤 최종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재정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비상재정대책본부를 꾸렸다. 그 일환으로 지난 10일엔 외부 전문가도 참여하는 ‘제1차 비상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해 재정 운용전략과 지출 효율화 방안을 논의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