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해외 감염 추정자수 총 6명
- 유럽 외 유입 감염사례 늘자
- “미국도 검역강화 포함” 목소리

- 대구 확진자 부산의료원서 치료

부산에서 미국과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입국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 첫 유럽 외 ‘해외 유입’ 사례여서 비유럽발 입국자에게도 유럽발에 준하는 수준의 강화된 검역이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중국이 코로나19가 해외에서 역유입되는 것을 막고자 검역 조처를 강화하자 대한항공은 오는 28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인천~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연합뉴스

■미국발 입국자도 확진

부산시는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추가로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는 10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산 108번 확진자(여·33)는 지난달 25일 출국해 멕시코 휴양지인 칸쿤을 여행했고, 미국 댈러스 공항을 경유해 지난 18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후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국내선 항공편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이 환자는 역학조사에서 “입국 날에도 증상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환자가 인천공항 입국 당시에는 열이 높지 않아 검역대를 무사통과한 것으로 본다. 108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에서 해외 감염으로 추정되는 환자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108번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스페인 등 유럽 감염으로 추정된다.

지난 24일 인천~뉴욕 항공편에 탑승했던 아시아나항공 사무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전국적으로도 미국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는 비유럽발 입국자의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0시 기준 해외 유입 사례는 총 171명으로 출발지는 유럽 미주 아시아 등이다. 지난 22일 0시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전수검사를 시행하는데 24일 검역 대응체계를 일부 조정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유증상자 검역 대응을 효율화하고자 이날 오후 2시부터 유럽발 입국자 중 내국인 무증상자는 자가격리를 시행하고, 관할 보건소에서 입국 후 3일 이내에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유럽발 입국자에 시행하는 이 같은 진단검사와 2주간의 격리조처를 미국 등 비유럽발 입국자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선도 검역 강화해야

김해공항검역소는 유럽에서 출발해 일본 동남아 등을 경유한 승객을 대상으로 건강문진표와 특별검역신고서를 받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공항 내 시설에 격리조처한다. 지난 23일 유럽에서 일본을 거쳐 김해공항에 들어온 승객 2명이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08번 환자처럼 인천공항에서 걸러지지 않고,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내선 검역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 관계자는 “국내선 검역은 검역소가 아닌 지자체 소관이어서 시로부터 열화상 카메라 2대와 인력 8명을 지원받아 출발장과 도착장에 설치·배치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입국자에 대해 국제선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된 검역을 시행하기는커녕 열화상 카메라 설치에 그치는 정도여서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부산시는 24일 대구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4명을 추가로 받아 부산의료원에서 치료하기로 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76명 늘어나 9037명이다. 경남과 울산은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아 총 확진자 수가 각각 86명과 36명을 유지했다. 전국 사망자는 124명이었으며, 이 중 치매환자가 34명(27.4%)으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김준용 임동우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