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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도로침하 긴급진단 <중> 뭐가 문제였나

자갈·모래로 된 연약지반인데… 44층 초고층 허가

  • 국제신문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20-03-18 19:58:47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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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 지하 3·지상 8층으로 계획
- 허가 과정서 지상층 크게 늘어
- 지질조사 등 사전 검토 안한 듯
- 시 “당시 상권 활성화 위해 승인”

경남 양산시 중앙동 옛 시외버스 터미널 일대 도로침하는 이 곳이 투수율이 높은 하상 퇴적토로 이뤄진 연약지반인데도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초고층 건물 건립을 허용해 결과적으로 문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일대에서는 고층건물 건립 허가에 신중을 기하는 등 안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제기되는 점은 이번 도로침하를 유발한 A고층건물의 허가과정이다. 이 건물 부지(4356㎡)는 애초 일반상업지 내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사용됐는데 터미널이 인근 물금신도시로 이전하면서 2007년 9월 자동차 정류장으로 지정된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했다. 당시 토지 소유자는 정류장 시설이 폐지되면서 이 곳에 지하 3층, 지상 8층에 식당가와 아울렛, CGV영화관 등 시설을 갖춘 복합상가 건립 계획을 제시했다. 이러한 계획은 양산시 공람과 시의회 동의, 경남도시계획위 의결 등 절차를 거치는 도시계획시설 폐지 과정에 첨부됐다.

그런데 2016년 11월 양산시 건축허가 과정에서 이 곳 건물 규모가 지하 4층, 지상 44층으로 애초 계획보다 지하는 1층, 지상은 무려 36층이나 확장됐다. 또 237세대 아파트 건립 내용도 포함됐다.

도시계획 폐지 당시 제시된 건축물 건립 계획이 구속력은 없지만 양산시와 경남도 도시계획위에서 정류장 시설 폐지를 할 때 주요 자료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당시 계획보다 높은 건축허가가 난 점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 곳 지반이 자갈과 모래로 이뤄진 하상 퇴적토여서 고층건물에 취약한데도,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초고층 건물 건립 허가가 이뤄진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상 퇴적토는 투수율이 높고 지하수에 민감하게 반응해 지반침하에 취약하다. 그러면 지질조사 등 사전에 이런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한 후 이에 걸맞게 허가를 내줘야 하는데 미흡했다는 것이다.

앞서 이 건물 건축허가 이전에 인근 아파트 등 일부 건물에서 지반침하에 의한 건물균열이 발생하는 등 이상징후가 있었는데도 허가과정에서 이런 점을 소홀히 했다.

이와 관련, 당시 시에서는 상가만 지어서는 오히려 인근 상가와 상권경쟁을 더욱 촉발할 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상가와 아파트를 겸비한 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원도심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침체된 원도심 상가 활성화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이러한 건축계획을 승인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중앙동 상가지역에 40층 이상의 고층건물 허가가 나면서 향후 유사 고층 건물건립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지반이 큰 영향을 받아 일대 건물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지금도 A건물 인근 일부 상가와 아파트 주민은 A건물 지하 공사로 인해 지반이 침하되는 바람에 건물에 심한 균열이 생겼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고층건물 건립을 제한하지 않으면 향후 문제가 걷잡을 수 없게 크질 수 있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역의 한 전문가는 “옛 시외버스 터미널 일대 상가지역은 오래전 하천지류가 흐르던 곳인데다 수맥도 다른 곳보다 많이 분포돼 지반이 하중에 취약하다. 고층건물 건립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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