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소독 강화·발열여부 등 확인

- 1만9000여 명 중 확진자 없어

- 정부, 밀집사업장 재택근무 권고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약 100명이 발생하자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콜센터가 많은 부산도 비상이 걸렸다. 많은 근로자가 밀집해 장시간 일하는 콜센터의 근무환경상 한 사람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1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고위험 사업장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근무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에 특별 감염방지대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콜센터·노래방·PC방 현장점검

시는 이 기간 부산에 있는 콜센터 148곳, 노래방 1884곳, PC방 995곳, 학원 625곳, 교습소 277곳 등 집단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현장점검하고 방역을 지도할 계획이다. 

시의 집중관리 대상은 콜센터다. 부산에 있는 콜센터에는 1만9464명이 근무 중이다. 시는 서울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이날 부산지역 콜센터를 긴급 점검했고, 지역 확진자 중 콜센터 직원은 없다고 확인했다. 시 김현재 투자통상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콜센터협의회(컨택센터협의회)에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내렸다. 경제부시장을 총괄반장으로 위생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우선 콜센터 업무공간과 사무실을 방역소독하고, 상담사 등 직원을 상대로 발열 여부를 확인한 뒤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각 자가격리 조처하기로 했다. 또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수시로 쓰도록 권고했다. 최소 2시간에 한 번씩 공기 중 분무 소독하고, 외부 출장과 단체회의·회식을 자제하도록 했다. 콜센터가 입주한 건물은 주 1회, 실내는 하루 두 차례 주기적으로 방역하도록 조처한다. 콜센터는 상담사들이 겨우 1ｍ 간격으로 앉아 일하는 데다 근무시간 내내 전화통화를 해 침방울(비말)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에게 상담사의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마스크를 잘 쓰지 않고 일하다 보니 감염에 상당히 취약한 형편이다. 

콜센터 직원들은 “평소에도 한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여러 사람이 옮아 겨우내 감기를 달고 살았다”며 “정부는 재택근무를 권장하지만 개인정보 열람 업무가 많은 특성상 불가능한 데다 하청업체다 보니 상담사의 안전 따위는 원청의 관심 밖이다”고 호소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인구밀집도가 높은 부산진구 한 콜센터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콜센터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시행하기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라며 “콜센터 상담업무 특성상 방역용 마스크보다는 일회용 마스크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오 시장은 부산지역 콜센터에 일회용 마스크 1만 장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재택·유연근무 권장은 하지만 …

서울시·경기도·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에 육박한다. 콜센터 직원이 77명, 직원의 가족 등 접촉자가 13명이다. 콜센터 직원은 모두 11층에서 근무했다. 7~9층에서 근무했던 직원 553명은 자가격리 상태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콜센터 건물에는 오피스텔 140세대가 있고 거주자는 200여 명이라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조사 결과 해당 콜센터에 신천지 교인 5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지만 서울시는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콜센터 등 밀집사업장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현실화하자 정부는 ‘고위험 사업장 공통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지침)’을 제시했다. 지침에 따라 정부는 밀집사업장에 재택·유연·온라인 활용 근무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또 1일 2회 발열·호흡기 증상 확인, 유증상자 출근 중단·업무배제, 종사자·방문자 목록관리 등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박정민 기자 link@kookk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