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시수 인정도 교육부와 협의

- 유치원·초등 긴급돌봄 신청 급증
- 1차보다 각 506명·395명 늘어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는 150000000000ｍ. 간단히 나타내면 15×1010ｍ. 이렇게 큰 수가 지수로 표현하면 간단해지죠.”

	9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기간 학생을 지도하고자 온라인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부산 정관고 2학년 김나연 양이 새 학기 고교 2학년 수학 첫 단원인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핵심 개념을 설명한다. 친구들에게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공유해주려고 만든 동영상을 통해서다. 김 양은 부산시교육청이 새로 시행하는 ‘2020 수다학강’에 제출하려고 이 동영상을 만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개학이 연기된 동안 가정에서 혼자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도우려고 부산시교육청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시교육청 변용권 중등교육과장은 “학교도 학원도 갈 수 없고 집 안에만 머무는 답답한 상황에서 학습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내 친구는 이렇게 공부한다’는 점을 알려주면 학습 의욕이 고취될 수 있다고 보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제출한 동영상을 심의해 우수작은 가정학습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습 공백을 메우기 위한 다양한 교육적 시도가 이어진다. 학생이 교사가 돼 친구에게 강의하는 형식부터, 온라인 공간에서 헤매지 않고 필요한 공부를 찾아서 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학습 매뉴얼’ 제공까지 다양하다. 시교육청은 이번처럼 학교를 정상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표준 온라인 수업 체계를 개발·구축하고, 정식 수업으로 인정되도록 추진한다.

9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개학 연기 기간 자기주도적 가정학습을 지원하고자 학생과 교사에게 ‘온라인 학습 매뉴얼’이 제공됐다. 시교육청 홈페이지 ‘코로나19 대응 가정학습코너’에는 학교 급별·주차별 가정학습 예시자료가 게재됐다. 이 자료는 과목별 학습 주제와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트 등 링크도 제공한다.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 등 온라인 학습 도구를 활용해 학급방을 개설하고 여기에 학생들이 작성한 기록을 보면서 개별 학습 상황 등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 이 같은 온라인 교육을 위해 시교육청은 교사에게 관리형 온라인 학습 매뉴얼과 영상을 보급했다. 이 매뉴얼은 교사가 직접 온라인 강의를 하거나 EBS 강의 등을 재구성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12가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안내한다.

	※자료 : 부산시교육청

시교육청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 이런 온라인 교육 체계를 상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학생과 교사 간 쌍방 소통을 바탕으로 과제 제출, 평가 관리 등이 가능하도록 구성할 예정이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온라인 수업도 정식 수업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도록 교육부와도 협의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의 활용에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부산온라인학습지원시스템(bols.modoo.at)’을 구축하고, 초중고 교사 및 교육 전문직으로 구성된 ‘온라인 수업 지원단’을 구성한다. 향후 진로·진학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온라인 과목을 개설해 고교학점제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개학이 오는 23일로 추가 연기되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긴급돌봄’ 신청이 많이 늘어났다.

부산시교육청은 개학 연기 기간 긴급돌봄 수요조사를 한 결과 유치원은 2315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학을 지난 2일에서 9일로 1차 연기할 때 조사된 1809명에 비해 506명이 늘어난 수치다. 운영 유치원 수도 1차 연기 때 275곳에서 315곳으로 40곳 늘어났다. 초등학교 긴급돌봄 역시 1차 개학 연기 때 202곳 1119명에서 227곳 1514명으로, 25곳 395명이 증가했다. 추가 개학 연기에 따른 유치원·초등 긴급돌봄교실은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운영한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