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진 느린 탓 동일 직급에 누적
- 시에 행정직 등으로 전환 건의

부산지역 구·군 소속 지방세무직 공무원의 인사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초단체장들이 부산시에 해결 방안을 공식 촉구한다.

부산시 구청장·군수협의회는 9일 서구청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지방세무직 공무원의 인사적체 문제에 관련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일선 기초단체에서 근무하는 지방세무직 공무원은 1995년 전후로 대거 채용됐다. 부산의 경우 1995년 한 해에만 전체 지방세무직 중 35.6%(239명)를 충원했다. 현재 부산의 지방세무직 공무원은 72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993~1997년 입사자 비율이 전체 인원의 약 47%를 차지한다. 지방세무직 공무원은 6~9급으로 재직하는 동안 시험을 거쳐 다른 직렬로 변경하지 않는 한 그 직렬을 유지한다. 대신 5급으로 승진해야만 일반행정직으로 자동 전환된다. 이 때문에 지방세무직 공무원은 일반행정직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5급 승진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훨씬 길다. 결국 지방세무직의 인력 구조가 피라미드형이 아닌 역피라미드 내지는 항아리형을 이뤄 인사의 적체 현상이 생긴다.

해당 안건을 제안한 최형욱 동구청장은 “1993년 지방세무직 신설 이후 동일 직급에 다수의 인원이 누적돼 일선 구·군에서는 심각한 인사적체 문제를 겪고 있다”며 “무보직 상태인 세무직 6급의 경우 보직이 가능한 자리를 행정·세무 복수직으로 조정해 보직 적체를 해소해달라고 시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1990년대 중후반에 대거 채용된 지방세무직 공무원이 비슷한 시기에 정년을 맞이해 앞으로 지방세 업무공백 등의 혼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지역 한 지방세무직 공무원은 “지방세무직은 소수 직렬인데다 기초자치단체장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다른 직렬과 비교했을 때 진급 과정 등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기초단체장들이 인사적체 현상 등을 해소하겠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