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갑총 말갑옷 등 5건도 포함
- 문화재청 국정과제 결실 맺어

부산 동래구 복천동고분군에서 출토된 도기와 경남 함안 고분에서 나온 아라가야 말갑옷과 고리자루큰칼을 등 다양한 가야문화권 유물이 동시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이 국정과제로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야시대 유물이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부산 복천동 11호분에서 출토된 도기 거북 장식 원통형 기대·단경호와 동아대 소장 관북여지도, 경남 합천군 옥전 M3호분에서 출토된 고리자루큰칼(사진 왼쪽부터). 부산시·문화재청 제공

부산시는 1980, 81년 발굴조사가 이뤄진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그릇받침)·단경호(항아리)’와 동아대 소장 관북여지도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6일 밝혔다. 현재 복천동고분군 출토 유물 중 도기 말머리장식 뿔잔(보물 제598호), 금동관(보물 제1922호), 청동칠두령(보물 제2019호), 철제갑옷(보물 제2020호) 등 4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위원회가 최종 지정을 마치면 복천동고분군은 가야시대 고분군 중 가장 많은 5개 보물이 출토된 사적이 된다.

기대·단경호는 그릇받침 위에 목이 낮은 도기 항아리가 올려진 그대로 출토된 드문 사례다. 지금까지 출토 된 백제·신라·가야 삼국시대 통형기대 중 거북이 장식이 된 유일한 유물이다. 전문가들은 김수로왕 탄생신화 ‘구지가’에 등장하는 거북이를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 유물은 오는 4월 1일~5월 31일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리는 ‘가야본성-칼과 현’에서 보물로 지정된 금동관, 청동칠두령, 38호분 출토 철제갑옷과 함께 전시된다.

동아대가 소장 중인 관북여지도는 영조시대인 1738~1753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첩의 지도집이다. 함경도 마을과 군사적 요충지가 그려졌다. 화사한 색채와 세밀한 물결 표현 등 현존하는 북방의 관방 군현지도 중 완성도가 가장 뛰어나고 보존상태도 좋아 조선시대 지도 발달사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이날 경남 함안 마갑총에서 출토된 말갑옷 및 고리자루큰칼과 경남 합천 옥전고분군에서 발견된 고리자루큰칼, 금귀걸이 등 가야문화권 문화재 5점을 보물로 지정했다. 가야문화권 유물은 1980, 90년대에 발굴조사가 이뤄진 옥전고분군과 함안 마갑총에서 출토됐다. 제작 시기는 모두 5, 6세기로 추정되며, 소장기관은 국립중앙박물관·국립김해박물관·국립진주박물관·경상대 박물관이다.

보물 제2041호인 함안 말갑옷과 고리자루큰칼은 1992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찾아냈다. 철제 말갑옷은 말머리를 가리는 투구, 목과 가슴을 가리는 경흉갑, 몸을 보호하는 신갑으로 구성된다. 가야고분군에서 나온 말갑옷 중에는 보존 상태가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고리자루큰칼은 금속을 두드리거나 눌러서 모양을 만드는 단조와 두드려서 문양을 내는 타출(打出), 상감 기법을 적용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