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확정 후 공원화작업 가속
- 정거장 부지도 공원 조성 요구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옛 해운대역 정거장 부지의 상업개발을 추진(국제신문 2017년 7월 26일 자 6면 등 보도)중인 가운데 부산 해운대구가 보란듯이 해운대역사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공개했다. 해운대 주민들은 해운대역 정거장부지도 코레일이 소유한 역사 부지처럼 공원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거장 부지가 상업개발된다면 해운대역사 부지에 만들어질 공원이 ‘반쪽 공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구 옛 해운대역사 부지. 해운대구가 팔각정 모양 옛 역사를 철거하고 이곳을 공원화하기로 했다. 국제신문 DB

해운대구는 최근 ‘옛 해운대역사 및 정거장 시민공원 조성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이 용역은 해운대구가 1억3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1월부터 진행했다.

용역에는 4631㎡ 규모의 해운대역사 부지를 구남로, 해리단길 등과 연계한 시민광장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운대역사 부지 가운데에는 각종 행사와 공연이 가능한 ‘열린 해운대 시민광장’이 조성된다. 주변은 멀구슬나무와 은행나무를 심어 기억의 쉼터, 휴게 쉼터, 어울림 광장 등으로 만든다.

다만 팔각정 모양의 해운대역사는 철거될 예정이다. 해운대역사는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팔각정 모양의 기차역으로 1934년 개통된 뒤 1987년 재건축됐다. 구는 해운대역사를 철거하는 대신 역사와 모양은 같지만 크기는 2분의 1로 줄인 건물을 정거장 부지에 새로 지어 공원 관리동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해운대역사가 있는 자리 바닥에는 구획 표시를 해 역사가 그 자리에 있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내용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인 부산시 공원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후 구는 세부적인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구비나 시비를 확보해 해운대역사 부지를 코레일로부터 매입할 예정이다.

용역보고회에서는 최근 토지 소유주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상업시설 건립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정거장 부지(2만5391㎡)의 개발 방향도 논의됐다. 주민은 역사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정거장 부지를 상업시설로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만약 정거장 부지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원이 상업시설의 부대공간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구는 이곳에 해운대역사 공원과 연계해 정거장 부지에 참여의 정원, 역사 마당, 문화공원, 열린 축제 광장, 나눔의 장 등의 공원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참여의 정원에는 힐링 숲과 힐링문화센터, 역사마당에는 축소된 해운대역사, 열린 축제광장에는 야외 공연장, 나눔의 장은 인근 우일시장과 연계되고 창업마켓 등도 들어선다.

이날 용역 보고회에는 철도시설공단과 정거장 부지 개발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해운대역개발 관계자도 참석했다. 해운대역개발 관계자는 “현재 정거장 부지 개발 계획을 담은 용역이 진행 중이다. 해운대구 용역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