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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수사관 휴대전화 속 진실 놓고 검찰·청와대·경찰 ‘동상삼몽’

檢 “서초서장, 윤건영 실장과 근무…靑 국정상황실 보고할까 우려 때문”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12-03 19:37:0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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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개입·감찰무마 증거 확보 기대

- 靑 “檢 강압·별건 수사 정황 드러날 듯
- 유서 없는 내용 거짓으로 흘려” 경고

- 경찰, 檢에 포렌식 과정 참관 요청
- “사망 원인 제공·셀프분석” 갈등 확전

‘백원우 특감반’ 출신 A 검찰 수사관의 사망 원인을 규명할 휴대전화 복원·분석 작업을 두고 청와대와 검찰, 경찰이 ‘동상삼몽(同床三夢)’ 하며 신경전을 벌인다.
윤석열(왼쪽 사진) 검찰총장과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각각 지난 2일과 3일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소속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김기현 자료 분석 집중

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 센터에 맡겼다. 이를 통해 A 수사관의 민정비서관실 내 업무와 사망 경위 등도 분석 과정에서 실마리가 나올 것으로 검찰은 본다.

전날 검찰은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오후 3시20분쯤부터 한 시간 넘게 서초서 형사팀을 수색하며 A 수사관의 휴대전화와 메모 등 유류품을 확보했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곧바로 내주지 않아 애초 예상한 시간보다 압수수색이 오래 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관련된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서’라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수사관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보고한 증거가 휴대전화에 담겼으리라고 본다. 또한 ‘하명수사’에 연관됐다면 백 비서관에게 받은 지시나 보고한 내용 등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A 수사관은 백 전 비서관 휘하의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으로 활동하다가 올해 2월 검찰에 복귀했다. A 수사관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의 비위 첩보를 울산경찰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던 중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강압·별건수사 증거 있나

반면 청와대는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와 별건수사 정황이 드러날 수 있다고 파악한다. 청와대와 여권은 검찰의 과도한 압박이 A 수사관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았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A 수사관이 지난해 울산에 내려간 건 ‘하명수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른바 ‘고래고기 사건’(검경 갈등의 대표적 사례) 때문이지만 검찰이 별건수사 등으로 압박해 심적 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전날 고민정 대변인은 “(지난해) A 수사관이 울산에 내려간 것은 울산시장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A 수사관과 울산에 동행한 B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말을 전했다. B 행정관은 “울산 고래고기 사건으로 검찰과 경찰의 다툼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상황에서 지난해 1월 11일 고인과 함께 울산에 갔다”며 “우선 울산해양경찰서를 방문해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내용과 의견을 청취했고 본인은 울산경찰청으로, 고인(A 수사관)은 울산지검으로 가서 각 기관의 의견을 들었다”고 했다. A 수사관은 숨지기 전 함께 일했던 청와대 행정관들에게 전화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 그간 검찰 수사로 겪었던 심리적 압박 정황이 더 드러날 수도 있다.

청와대는 또 A 수사관의 사망과 관련해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리고 있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어제부터 확인되지 않은 ‘관계자’발로 일부 언론에 사실관계가 틀린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이 오보로 적시한 보도는 세계일보의 2일 자 ‘숨진 별동대 수사관, 휴대전화 초기화 말아달라’와 3일 자 문화일보의 ‘윤건영과 일한 서장에 포렌식 못 맡겨, 검-경·청 갈등 심화’ 제목의 기사다. ‘하명수사’와 감찰 무마 의혹으로 청와대와 검찰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와대는 검찰이 허위 정보를 일부러 언론에 흘려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려 한다고 보고 이를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검경 갈등은 확전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둘러싸고 검경 갈등도 확전 양상을 보인다. 이날 경찰 관계자 2명은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 과정을 참관했다. 전날 경찰이 검찰에 A 수사관의 사망원인 규명 등에 필요하다며 포렌식 참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만약 검찰의 별건수사가 A 수사관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다면 원인 제공자가 유류품을 가져가 사인을 ‘셀프 분석’하는 것이어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변사 사건은 경찰이 초동 수사를 하고 검찰은 이를 지휘한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변사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게서 유류품을 가져가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가 이 같은 이례적인 압수수색의 이유를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보고될 수 있어 서초서에 포렌식 맡기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해진다. 김종철 서초서장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기에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의 새로운 ‘키맨’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김 서장은 “한마디로 소설이고 황당한 억측”이라고 발끈하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서장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 근무한 사실은 있으나 국정기획상황실 치안팀은 세간에서 제기하는 의혹과는 전혀 무관한 부서”라며 “청와대에 근무한 사실만으로 한 공직자를 이렇게 매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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