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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38> 시몬과 시몽: 다리가 된 사이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21 19:26:4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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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복음서가 쓰이며 베드로 같은 제자와 바울 등 사도들이 활동할 당시는 이스라엘 땅에서 일어난 유대인 역사에서 가장 잔혹한 시대였다. 로마 치하에서 유대인들은 AD 66년 반란을 일으켰다. 요세푸스(37~100)가 쓴 ‘유대 전쟁사’에 의하면 이때 11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했다. 그래도 끝나지 않았다. 열성당원들은 70년에 가족까지 이끌고 마사다 요새로 들어갔다. 요새는 73년에야 함락되었다. 생존자는 숨어 있던 여자 일곱 명밖에 없었다. 서로서로 차례차례 자결당한 시신 950여 구가 있었다.

시몬 들으셨겠지요. 저 한맺힌 소리를(왼쪽 사진).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1차 유대전쟁의 끝인 마사다 항전은 실패했지만 끝난 게 아니었다. 로마의 압제에 저항하며 132년에 2차 유대전쟁을 일으켰다. 해방기념 동전까지 발행하며 기세등등했지만 58만 명이 학살당하며 135년에 제압당했다. 생존자는 노예로 팔렸다. 반란 지도자 시몬 대장은 자결했다. 그 이름은 예수님 제자가 되기 전에 열성당원이었던 시몬과 똑같다.

시몬이라는 이름도 널리 퍼진다. 프랑스에선 시몽이다. 구르몽은 시몽에게 들려주는 서정시를 썼다. 미국에선 사이먼이다. 그는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라는 노래를 불렀다. 잔혹했던 시절에 제자 시몬은 다리가 되어 복음을 전하다 순교했고, 대장 시몬도 다리가 되어 항전하다 자결했다. 대장 시몬의 환생인 듯한 시몬(Simon Bolivar, 1783~1830) 대장은 남미 해방전쟁을 성공시켰다. 시몬은 들음이란 뜻이다. 침대에만 눕지 말고 낙엽 밟는 소리도 듣자. 서정(抒情)에만 빠지지 말며 서사(敍事)도 떠올리자. 인류사에서 수없이 학살당했던 영혼의 찢어지는 울음소리도 같이 들어 시몬하자.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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