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 탓에 올해 더 떨어질 전망

한때 전국 최고 부자 도시로 이름을 떨치면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았던 울산의 재정자립도가 처음으로 50%대 아래로 추락했다.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 침체와 고용 여건 악화 때문으로 분석됐다.

울산시가 최근 공개한 2019년도 지방재정공시 자료에 따르면 결산기준 울산의 재정자립도는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 67.2%를 정점으로 2016년 55.07%, 2017년 55.04%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는 49.56%로 50% 아래로 추락했다.

울산시의 재정자립도가 5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시가 지표를 공개한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가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능력이 우수한 것이다. 반대로 낮을수록 살림살이가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지표인 통합재정수지 역시 급 내림세다. 통합재정수지는 순수 재정수입(내부 거래, 차입, 채무 상환 등 보전거래 제외)에서 재정지출을 차감한 수치를 나타낸 것을 말하는데 2016년 342억900만 원 흑자에서 2017년은 763억9800만 원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는 사상 최대인 224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울산시의 주요 재정지표가 나빠진 것은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체의 경영과 고용 여건 악화로 부동산취득세, 담배소비세 등 주요 지방세 수입이 감소한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재정지표 하락이 올해는 더 커질 전망이라는 데 있다. 현실화할 경우 내년 시의 재정 운용에 압박이 커져 신규는 물론 시가 추진해 온 계속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나아가 이런 상황은 지역 경기를 더욱 침체의 늪으로 이끄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라는 게 재정 전문가들의 우려다.

손종학 시 의원은 “악화하고 있는 재정 지표를 반전시키기 위해선 신규 세원 확충, 체납세 징수 강화, 정부의 지방교부세 및 보조금 확충에 노력해야 한다”며 “아울러 경상경비 등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수입과 지출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