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17일 지지부진한 김해신공항의 총리실 검증을 총선이 다가오기 전 끝내고,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대국민 호소문을 냈다.

오 시장은 “4개월 동안 (총리실 검증) 실무협의가 두 차례 진행됐지만 검증은 시작되지 못했다”면서 “이로 인해 공항문제는 물 건너갔다는 체념과 총선용 이벤트였다는 마타도어까지 확산됐다”고 운을 뗐다.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의 총리실 검증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ㅇ쪽부터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 장관,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이용우 기자

그러면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영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자는 5개 시·도의 합의를 먼저 파기한 것은 TK이고,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도 박근혜정부가 먼저였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14년과 2015년 발표한 영남권 상생발전을 위한 5개 시도합의는 영남권에 제대로 된 신공항을 건설하자는 것이었다. 이 합의를 바탕으로 2016년 6월 국토교통부는 영남권 신공항으로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한 ADPi(파리공항공단연구소) 용역결과를 발표했다”면서 “대구공항 등 기존 공항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전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해 7월 1일 대구시장 및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불과 열흘 만에 5개 시도 합의를 부정한 것”이라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후 열흘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지시했다는 것으로, 스스로 발표했던 영남권 신공항 합의를 대구 경북지역의 요구에 따라 일방적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결단이 더욱 중요하기에 이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았다”며 “이에 총리실의 검증에 TK 참여를 동의했고, 대구통합신공항 추진에도 수차례 찬성의 뜻을 밝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부산 울산 경남과 대구 경북 모두 수도권 일극집중체제라는 비정상적 구조의 피해자로, 이제 함께 수도권에 맞먹는 영남권경제공동체를 건설하고 싶다”며 TK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이어 오 시장은 부울경이 총리실에 제안한 검증 방식도 공개했다. 오 시장은 “국토교통부와 부울경이 합의한 의제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으로, 이는 단지 기술적 검증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책결정 과정”이라며 “기술적 검증결과를 토대로 정책적 검토를 할 수 있는 행정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기술검증단 구성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논리적 대립 주체인 부울경과 국토부에서 동수의 검증위원을 추천해 검증단을 구성해야 하고, 김해공항이 군사공항인 점을 감안해 국방 및 환경 전문가도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오 시장은 “지금까지의 더딘 논의과정을 볼 때, 근본적인 합의는 결국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결단으로만 가능하다”며 총리와 부울경 단체장 간 논의테이블 가동하자고 이낙연 총리에게 공식 제안했다. 그는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본질은 사라지고 정쟁화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최대한 빨리 결정하자. 공정하고 치열한 검증의 결과는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호소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