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학과 “절차상 문제 없다”

부산대 음악학과가 피아노 실습 강사로 성악 전공자를 채용한 것을 두고 내부 잡음이 인다. 비정규교수노조는 이 학과 교수와의 개인적 친분이 채용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부산대는 지난 7월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 실습 강사로 미국인 A 씨를 채용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피아노 전공자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뮤직 퍼포먼스’를 전공했고, 이 대학에서 성악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2013년 경성대, 2015년 영남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각각 성악을 가르쳤다.

강의 배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개정 고등교육법상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강사 1명은 주 6시간까지 강의할 수 있다. 하지만 A 씨는 올해 2학기에 대학원 포함 주 9시간을 수업한다.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이 강의 등 활동을 하려면 ‘E-7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 비자를 취득하려면 활동하는 국가에서 받는 연봉이 1인당 국민총소득의 80%를 넘어야 한다. 2018년 기준액은 2680여만 원이다. 부산대는 강사의 시간당 강의료가 9만6000원이고, 한 학기 수업은 17주(방학 포함 6개월)로 책정한다. A 씨는 주 9시간을 가르쳐야 이 기준을 충족한다.

이에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산대 분회는 음악학과 한 교수와 A 씨의 친분을 들어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와 A 씨는 미시간주립대 동문이며, 2013년 합작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반면 음악학과는 A 씨를 채용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채용 당시 제출해야 할 것은 ▷이력서 ▷지원자가 정한 대표 실적물 1편 ▷교육계획서로, 반드시 피아노 전공자일 필요가 없다고 음악학과 측은 밝혔다. 학교 내부에서 채용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자 음악학과는 A 씨의 채용 경위서를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대학본부는 현재 이 사안을 검토 중이다. 음악학과 관계자는 “A 씨는 성악 활동 영역이 더 넓을 뿐, 피아노 관련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며 “기존 교수와 협업하는 데 수월하다는 측면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