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전봇대 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한국전력에 납품한 의혹을 받는 부산지역 한 전기부품 제조 업체가 검찰 수사선에 올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검과 부산세관은 중국에서 전봇대 부품을 수입한 뒤 국산인 것처럼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해 한전에 납품한 혐의로 A사를 수사하고 있다. A사는 2017년 한전과 애자 31만 개(54억 원가량)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애자는 전봇대에 전선을 연결할 때 쓰는 절연체다. 불량 제품을 사용하면 합선으로 전선에서 불이 나거나 전선이 끊어져 정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A사는 한전 입찰에서 낙찰받자 직접 애자를 생산하지 않고 중국에서 수입한 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납품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과 세관은 A사의 수입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가 납품한 애자는 품질 검증에서도 60~70%가 중국산 불량 제품으로 확인됐다고 전해졌다.

검찰과 세관은 A사가 중국산 애자를 국산으로 둔갑해 납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최근 공장을 압수수색했다. 한전 담당자도 불러 조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입찰할 때 업체는 한전의 낙찰을 받으려고 최대한 낮은 금액을 적어 낸다. 그러다가 정작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으로는 이익을 낼 수 없게 되면, 저가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납품하는 관행이 있다”며 “한전의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폐해”라고 주장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