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 밑 우수저류조에도 영향
- 동래구, 정밀조사 후 정화 작업

부산지역 대표적 연탄 제조 공장이었던 동래구 ‘왕표연탄’이 자리 잡았던 부지에서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다. 이곳은 도시 숲과 우수저류시설 조성이 추진되는 땅인데, 토양이 중금속으로 오염된 사실이 확인돼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도시 숲과 우수저류시설 조성이 추진되는 부산 동래구 옛 왕표연탄 부지 전경.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동래구는 도시공원 특례사업으로 수민어울공원을 조성하는 부지 1만1841㎡에서 중금속이 검출돼 전문기관에 정밀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동래구는 도시 숲 조성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최근 이곳 토양의 오염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했다. 과거 대형 연탄 제조 공장이 있었던 땅이기 때문이다.

1967년 건립된 왕표연탄은 2003년 본사를 경남 양산으로 옮기기 전까지 약 40년간 이곳에서 공장을 운영했다. 이에 동래구는 수민어울공원 부지 9곳에 구멍을 뚫어 22가지 중금속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토양환경보존법상 1급 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공원 부지는 반드시 1급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동래구는 “정밀한 조사가 아니라서 정확한 결과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토양이 중금속으로 오염된 게 확인된 만큼 정밀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수민어울공원 부지 인근 공동주택에서도 중금속에 의한 토양 오염이 문제로 지적된 적이 있다. 동래구에 따르면 2016년 낙민동 A아파트 부지 중 1888㎡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 당시 정밀 검사를 시행한 결과 구리 2887.4㎍, 비소 161.31㎍, 수은 8.63㎍, 불소 739㎍이 나왔다. B, C아파트 부지에서도 각각 3780㎡, 1981㎡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낙민동 행복주택 부지 가운데 2600여 ㎡에서 오염토가 발견됐다. 여기서는 석유계 총탄화수소(TPH)가 1만3314㎍, 니켈이 365.29㎍ 나왔다. 이 공동주택들은 모두 부지 정화 작업을 거쳤다.

동래구는 이 같은 주변 환경 현황을 토대로 수민어울공원 부지도 상당한 면적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것으로 판단한다. 수민어울공원 지하로는 내년부터 3만5000㎡ 규모의 우수저류조를 설치하는 사업도 예정돼 있다. 우수저류조 역시 토지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정화를 끝내기 전까지는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동래구는 토양 오염 정밀 검사를 맡길 기관을 선정 중이다. 정밀 조사에서도 법상 1급 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되면 곧바로 정화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동래구 관계자는 “수민어울공원은 도시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어서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토양 오염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수민어울공원 도시 숲 조성 사업은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