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안전점검·매뉴얼 준수 등 조사

경남 김해시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하던 학생이 갑자기 작동한 방화셔터에 목이 끼여 의식불명에 빠졌다. 담당자가 작동 스위치를 ‘자동’에서 ‘수동’으로 바꾸자 방화셔터가 내려간 것으로 파악돼 또 ‘인재’ 논란이 인다.

	30일 경남 김해시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한 명이 목이 끼여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를 일으킨 방화셔터를 이 학교 운영위원장이 가리키고 있다. 박동필 기자

3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2분 김해시 A초등학교 2층 계단 부근에서 B(9) 군이 교실로 가던 중 천장에서 내려온 방화셔터를 피하지 못해 목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동급생 C 군 등 목격자는 “B 군이 3ｍ 높이의 방화셔터가 바닥에서 70㎝가량까지 내려온 상태서 엎드린 채 빠져나가려다 등에 멘 가방이 셔터에 걸리면서 쓰려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셔터가 가방을 타고 내려 B 군의 목을 누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 군은 즉시 담임 교사에게 사고를 알렸고, 이에 달려온 교사들이 철제 밀대로 방화셔터를 들어 올려 B 군을 구조했다. 이후 교사들은 B 군을 상대로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B 군은 곧이어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사고는 학교 시설 담당자인 D 씨가 등교 시간에 방화셔터 스위치를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화셔터 관리기기판에 정상 작동 중임을 알리는 녹색불이 꺼져 있자, D 씨가 스위치를 수동으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학교 내 방화셔터 12개가 모두 닫혔다.

문제의 방화셔터는 지난 4월 위탁업체에 맡긴 소방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지난 24일에도 수차례 녹색불이 들어오지 않아 점검받았지만,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경찰은 학교 및 방화셔터 관리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안전 조처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위치를 전환할 때 매뉴얼을 준수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힌 뒤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