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에 드디어 장애인용 비상 대피로가 생긴다. 이 센터는 부산 최초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장애인을 위한 탈출 경사로도 없이 개관해 그동안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1일 자 6면 등 보도)돼 왔다.

사하구는 올해 하반기 부산시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 비상 대피로 설치 예산 12억 원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특별교부금은 다음 달 중 사하구로 지급된다.

사하구는 앞서 지난 5월부터 구비 2000만 원을 포함한 6000만 원을 들여 비상 대피로 공사 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용역 결과에 따라 대피로 위치와 형태, 공사 기간 등이 확정된다. 장애인스포츠센터가 환경보호구역인 을숙도에 자리한 만큼 문화재현상변경 조처도 미리 승인받았다. 사하구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내년 3월 초께 착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는 수영장 체육관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지상 3층 규모 건물이다. 하지만 지난 3월 개장을 앞두고 높은 단차의 계단 외에 장애인용 비상 대피로가 없다는 점이 확인돼 “장애인 전용시설이 오히려 장애인 안전과 편의를 외면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문제가 계속되자 지난 2월 오거돈 시장이 직접 센터를 방문해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 정종효 센터장은 “현재까지 큰 사고 없이 회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며 “대피로 설치 공사에 협조하는 건 물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