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관적 판단 어려운 주관 평가
- 배점 더 높고 무기명” 의혹 제기
- 市 “관련법·규정따라 진행” 해명

경남 양산시가 농수산물 유통센터 위탁 운영자를 공개모집한 결과 우리마트가 선정되자 탈락한 업체들이 심사가 불공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탈락 업체들은 위탁운영자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기민 서원유통 대표는 9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수산물 유통센터 위탁 운영자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원유통만 참가했지만, 공모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메가마트, 농협부산경남유통, 푸드엔컨소시엄도 서원유통과 같은 입장이다.

이들 업체는 평가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농수산물 유통센터 운영업체 선정은 객관적 평가 50점, 주관적 평가 53점을 만점으로 심사위원 9명이 각자 매긴 점수를 합산해 정했다. 주관적 평가 항목은 경영능력 산지농산물 수집능력 등이었는데, 객관적 지표가 부족해 심사위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많은 데도 객관적 평가보다 배점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은 또 일부 심사위원의 요구로 무기명 평가를 하게 된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이 탓에 업체별 득점 편차가 객관적 평가에서는 작았지만, 주관적 평가에서는 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탈락업체의 한 관계자는 “객관적 평가에서 1등을 하더라도 주관적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꼴찌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업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탈락업체들은 객관·주관적 평가 항목별 각 업체의 득점 등 심사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거부하면 검찰에 고소하고 선정결과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심사위원 협의에 따라 주관적 평가를 무기명으로 했고, 심사방법은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정해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주관적 평가는 11개 항목으로 나눠 세밀하게 다루는 등 심사의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농수산물 유통센터는 2011년 개장했으며, 연간 1200억~1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센터가 부산과 양산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대형마트와 달리 월 2회 의무휴무할 필요가 없어 여러 유통업체가 위탁 운영자로 선정되려고 각축을 벌였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