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결과는 11월께 나올 예정

경남 양산시 북부동 일대에 발생한 심각한 지반 침하는 취약 지반과 급격한 지하수위 변동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는 중간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토목학회 부산·울산지회는 최근 양산시청에서 북부동 지반 침하 원인 조사와 관련한 중간용역 보고회에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를 수행 중인 부산대 임종철 토목공학과 교수는 “침하가 발생한 북부동 일대는 오래전 하천지류가 흐르던 곳”이라며 “지반이 점토와 자갈, 모래층이 섞인 하상퇴적토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용역팀은 전기비저항 검사와 지표투과레이더(GPR) 검사, 하천조사를 통해 이러한 사항을 파악했다.

문제는 하상퇴적토의 경우 지하 수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일대에서 발생한 급격한 지하 수위 변동이 지반 침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용역팀의 판단이다.

지난해 하반기 북부동의 한 신축건물 공사장에서 20ｍ 깊이 지하굴착공사로 다량의 지하수를 퍼내면서 일대 지하 수위가 급격히 내려갔다. 이러한 지하 수위 변동폭은 굴착 공사장에서 멀리 떨어진 양산공설운동장의 지하 수위 계측기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용역팀은 일대 지반 아래가 물을 잘 통과시키는 자갈층이 많은 탓에 지하 수위 변동이 먼 곳의 넓은 면적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지하 수위 하락이 일정기간 지속되면서 원도심 시가지 일대 지반 침하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하상퇴적토 같은 취약 토양에 건물을 세우면서 기초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균열이 생기는 등 지하 수위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부산 노포~양산 북정간 도시철도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진동도 지반 침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상 퇴적토가 진동에 취약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침하지역 일부 건물에서 단차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지하 수위 변동이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하다”며 “다만 건물마다 피해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등 지하 수위만을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

용역팀은 북부동 일대 35만 ㎡ 10곳에 지하수위 계측기와 층별 침하계를 설치해 지반 침하 원인을 조사 중이며, 최종 결과는 오는 11월께 나올 예정이다.

양산시 북부동 7곳 아파트와 학교 대형상가의 지반이 30㎝ 가량 꺼지는 등 균열이 발생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