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장산 제 모습 찾기’ 본격화
- “구민 개선 아이디어 공모 예정”

부산 해운대구가 동부산의 대표적인 생태경관보전지인 장산의 제 모습을 찾고자 나섰다. 수년간 민간이 주도해온 반딧불이 행사를 직접 챙기고, 장산 내 환경 저해 요인으로 지목돼온 사유지를 공유화하기 위한 방안도 찾는다.

해운대구는 오는 7일 열리는 ‘제6회 장산반딧불이 생태 탐방(이하 탐방)’ 행사를 올해 처음으로 구가 주관한다고 3일 밝혔다.

탐방은 민간 모임인 ‘장산 반딧불이 동아리’가 소나무 재선충 항공 방제로 사라진 깃대종 반딧불이와 장산의 환경을 되살리는 운동에 대한 시민의 공감과 참여를 끌어내자는 취지로 2014년 시작했다. 1회 행사 때 40여 명이었던 탐방객은 지난해 행사 때는 350여 명으로 늘었다. 2015년 항공 방제가 중단된 이후 반딧불이가 증가하면서 탐방이 지역의 대표적인 생태 행사가 된 결과다.

하지만 올해 동아리가 부산시 지원금을 확보하지 못해 행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구가 지원에 나섰다. 구는 지난해 시 환경보존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받은 상금 1000만 원을 행사 진행에 쓰기로 했다. 올해 행사에는 지금까지 15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구는 탐방 당일 반딧불이가 적게 관찰될 경우에 대비해 장산 내 생태와 야간 별자리를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구는 내년 행사는 탐방객을 성인, 가족으로 나눠 이틀간 진행할 계획이다. 필요한 사업비는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한다.

이와 함께 구는 장산 일대 임야(21㎢)와 하천을 되살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백년대계 장산 제 모습 찾기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지난 5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용역의 핵심 과제는 장산 내 사유지를 공유화하는 ‘내셔널트러스트’의 방안을 찾는 것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기부 등의 과정을 거쳐 문화·환경·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사유재산을 공공이 관리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공유화 운동이다. 장산 안에는 사유지가 많아 방치된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이 환경을 훼손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구가 관련 조처를 하기 어려웠다. 구는 이번 용역을 통해 민간 재단이 장산 내 사유지를 확보한 뒤 공공 관리하는 방안을 찾는다.

최근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는 반딧불이 등 장산의 생물자원을 깃대종으로 삼아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 상품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구 관계자는 “동백나무를 기부받아 동백섬에 심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민이 주도해 환경을 보존하는 게 내셔널트러스트의 취지”라며 “이달 중으로 장산의 보전 관리 및 이용 체계 개선을 위한 구민 아이디어를 공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