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만료 따른 조처일 뿐” 주장
- 일부 주민은 “고용 유지하라”

부산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미화원이 집단으로 일을 그만두게 돼 논란이 인다. 경비원들은 “전원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계약 만료일 뿐 부당 해고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29일 부산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비상대책위원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아파트 경비·청소 용역을 맡은 B사는 오는 31일로 계약을 끝낸다. 이에 따라 B사 소속 경비원, 미화원은 이달까지만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최근 입주자대표회의가 ‘만 63세 이상 경비원·미화원 계약 불가’ 안건을 회의에 상정해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경비원은 모두 23명인데 일용직 1명을 제외한 22명이 만 63세 이상이다. 미화원도 7명 중 3명이 만 63세를 넘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27일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비대위가 결성됐다. 비대위는 입주민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경비원·미화원이 가족이나 마찬가지인데 고용 승계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만 63세 이상 경비원·미화원 계약 불가’ 안건은 아파트 관리규칙상 22명의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가운데 과반이 동의하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반발했다. 당시 22명 중 12명이 회의에 참석해 11표 이상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비원들도 정식 해고 통지를 받지 못했는데 일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맞섰다. 경비원들은 30일 아파트 입구에서 부당함을 호소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면 입주자대표회의는 새로 들어올 경비·청소 용역사를 공개 입찰했는데, 경비원·미화원 나이를 만 60~63세로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만 60세 이하는 국민연금 등을 지급해 아파트 경비 지출을 높이고, 만 63세 이상은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견해를 보인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B사와 계약이 만료되는 데 따른 조처다. 새 업체가 고용을 승계하는 건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