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업체 독단적 사업승인 신청
- 우리도 몰랐다, 오해말라” 해명
- 비대위 “취소 때까지 저지 운동”

주민 몰래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은 경남 함양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사업(국제신문 지난 26일 자 10면 보도)에 제동이 걸렸다.

함양군은 28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전사업자인 ㈜함양그린에너지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업허가를 신청했으나 산업부 전기위원회의 심의 상정이 보류됐다”고 밝혔다. 군은 또 “발전사업자가 주민공청회를 열면 주민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발전소 건립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주민과 뜻을 같이하겠다”고 강조했다.

군이 이런 해명에 나선 것은 발전소 인근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반대 함양군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지난 27일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동의도 받지 않고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발전소를 설립하는 데 반대한다”며 군을 성토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이날 “군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유해한지 따지기 전에 마을 주민이 반대한다는 사실을 산업부에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며 “주민은 발전소 건립이 추진되는지 몰랐고, 안전성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해 불안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은 “발전사업 허가 신청은 사업자가 군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산업부에 한 것”이라며 주민이 가진 군 행정에 대한 불신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군에 따르면 함양그린에너지가 지난달 25일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고, 산업부는 그 다음 날 군에 발전소 건설 추진에 따른 주민 의견이 무엇인지 문의해왔다. 이에 따라 군은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 의사 등을 지난 21일 산업부에 제출했다.

이날 수소연료발전소 건립사업 허가 신청의 심의 보류된 것과 관련해 비대위는 “심의 상정이 보류된 것일 뿐, 발전소 건립 계획이 취소된 게 아니므로 의미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반대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함양그린에너지는 함양읍 신관리 산 101의 7 일원 1만7448㎡에 사업비 5600억 원을 들여 8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설비용량이 3㎿ 이상이면 산업부의 허가를 받아야 해 지난달 사업 인허가를 신청했다. 발전소 건립 예정 부지는 2009년 함양도축장 건립을 추진하다 주민 반발로 무산됐던 곳이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