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동 구지봉 백로떼가 내뿜는 악취와 소음, 어찌 하오리까’

경남 김해시 구지봉 백로 떼로 인해 집단민원이 발생하면서 시와 주민들이 해결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수년 전 불암동에 서식중이던 백로떼가 지난 6월부터 구산동 광남 백조아파트 맞은편 구지봉으로 터전을 옮겼다는 것. 문제는 수 백마리로 개체가 늘면서 부터다. 새벽 3시만 되면 떼지어 우는 바람에 시민들의 새벽잠을 쫓는가 하면 새 배설물, 폐사체 등으로 인해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

백로는 유해 조수로 지정되지 않아 소음 및 악취 유발을 이유로 포획 등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다.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구지봉 일대는 수로왕 탄강신화로 인해 신성시 돼 사적지로 관리되고 있다. 백로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벌목 등의 행위를 하기도 어렵다는 것. 또한 아파트 밀집지역이어서 경음기 등 조류를 퇴치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쉽지않다.

시는 주민의 입장과 백로의 생태환경보호 등 두 입장을 고려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드론으로 서식지 영상 촬영결과, 막 부화된 새끼 백로가 나무 상단부를 뒤덮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시는 우선, 악취 제거를 위해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대책부터 챙기기로 했다. 비어 있는 둥지는 철거하는 한편 소방서 협조를 얻어 서식지 내 바닥에 쌓여있는 배설물을 소방 용수를 쏴 청소하기로 했다. 친환경 세제인 EM을 살포해 악취를 줄이는 방안도 시행된다.

앞서 시는 지난 9일 시청에서 아파트주민, 환경단체, 관계부서 등 참석한 가운데 구지봉 백로떼와 주민 상생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 주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 대체 서식지 마련을 비롯한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로는 예부터 반가운 손님 길조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급속한 개발로 갈 곳을 잃은 채 먹이를 구하기 쉬운 도심 한가운데서 집단 서식하는 일이 잦아 전국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김해시 구지봉 일대에 백로 떼가 터전을 일구는 바람에 주변 주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