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측정 대행업체 3곳 감사 결과
- 성적서 1만4170건 중 6882건
- 실제 측정 않거나 기준 미달

경남 양산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의 의뢰를 받아 대기질 측정을 대행한 업체가 제대로 검사도 하지 않고 성적서 상당수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9일 감사원과 양산시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4월 3개 대기 측정업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이들 업체는 2017년 양산 내 851개 사업장에 대기측정 성적서 1만4170건을 발급했는데, 감사 결과 이 중 48.6%인 6882건이 허위·부실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를 보면 A업체는 34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기측정 성적서 5267건을 발급했는데, 이 중 134개 사업장의 성적서 1526건(29%)이 실제 측정하지 않은 채 작성됐다.

215개 사업장에 3336건의 성적서를 발급한 B업체는 99개 사업장의 성적서 1476건(44.2%)을 실제로 측정하지 않거나 공정시험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채 측정해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C업체는 대기질을 측정하지 않거나 공정시험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258개 사업장의 성적서 3880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업체가 발급한 294개 사업장 성적서 5567건의 69.7%다.

양산에는 대기오염물질배출 사업장이 모두 502개 있는데, 이들은 매주 1회 이상부터 반기 1회 빈도로 대기질을 측정해야 한다. 빈도는 굴뚝자동측정기 유무와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에 따라 다르다. 자가 측정이 원칙이지만, 측정 장비와 인력을 갖추지 않은 경우 측정 대행을 의뢰할 수 있다.

이번에 적발된 3개 업체는 모두 대기질 측정을 대행하는 업체다. 이번 감사로 시가 확보한 대기질 자료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시의 대기 관리 정책 수정도 요구되는 등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적 허점 때문에 이런 엉터리 대기질 측정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규정상 허위측정 사실이 적발되면 대기질 측정을 대행한 업체는 영업정지 등 처벌을 받는다. 반면에 측정을 의뢰한 업체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대행 업체가 사업장을 방문해 실제 측정을 하지 않고 성적서만 발급하는 것은 의뢰 업체 측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다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대행업체는 법인만 처벌받고 측정을 한 기술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탓에 엉터리 대기 측정이 적발되더라도 같은 인력으로 새 회사를 차려 계속 영업할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감사결과를 계기로 대행업체 관리감독에 더욱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