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고 재지정 취소 청문절차를 앞두고 재학생들이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5일 오후 2시 시교육청 정문에서 해운대고 재학생 6명이 “사랑하는 우리 학교를 지켜주세요”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30분간 시위를 했다. 각 학년별로 2명씩 참여한 학생들은 “이번 심사과정과 결과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시위에 참석한 A(해운대고 3)군은 “오늘 기말고사를 마치고 자발적인 의사로 왔다. 계속 시험기간이라 학생들이 다 같이 모여 이야기할 기회는 없었지만 이번 심사결과로 우리 학교가 더 이상 자사고로 있을 수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함께 한 B(해운대고 3)군은 “이번 평가에서 시설부문에 많은 감점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평가 항목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해운대고 재학생들이 부산시교육청앞에서 자사고 재지정 취소와 관련해 사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를 지켜보러 온 학부모 A씨는 “아이가 1학년에 재학중이다. 아이가 일반고로 전환되어도 지금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어서 전학을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일반고로 전환되면 우리처럼 앞으로 2년이나 학교를 더 다녀야 하는 사람에게 아무래도 가장 큰 피해가 돌아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자녀가 2학년 이라는 학부모 B씨는 “부산지역의 유일한 자사고라 집에서 통학할 수 있어 이 곳으로 진학했다. 우수한 인재의 유출을 막고 수월성 교육을 해서 우리학교가 지역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학부모 C씨는 “아이가 3학년 이라 올해 졸업하지만 학교가 이렇게 되는 데 무척 마음아파한다. 그래서 원래라면 당일 학생 100명 정도가 교육청에서 시위를 벌이려고 했으나 학교 측에서 만류하는 바람에 예약한 버스 2대도 취소했다”며 “시교육청에서 학생들이 시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교장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시교육청은 “교장에게 학생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 시위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해운대고 학부모들은 이날 저녁 8시 해운대고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으며 8일 오전 9시 30분 시교육청앞에서 200명 가량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해운대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절차 중 하나인 청문이 열린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