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사면 일부에만 그물망 설치
- 부지규모 비해 배수시설도 열악
- 공사장 10ｍ 인근엔 공장 밀집
- 집중호우 때 대형재해 우려

경남 양산 산막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가 방재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돼 토사유출에 따른 대형 재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양산시의회에서 제기됐다.
3일 더불어민주당 문신우 양산시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막산단 3공구 공사장(사진) 경사면의 토사가 흘러내리는 등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공사장은 야산 허리를 절개해 공장부지를 조성 중인 곳이다.

취재진이 3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미 조성된 산막산단 유수지 쪽으로 난 공사장 경사면에는 일부만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한 그물망이 쳐져 있었다. 이곳 80ｍ 가량에는 이런 그물망이 전혀 없었다. 일부 경사면은 토사가 흘러내려 곳곳이 움푹 패어 있었다. 최근 내린 비로 흙이 물을 많이 흡수했지만 배수시설이 미비해 토사 유출이 심해졌다.

여기다 벌목도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토사 유출이 더 심해졌다. 공사장에서 불과 10ｍ 거리에는 기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비가 연속해서 내리면 토사가 공장 안으로 유입돼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장사무소 방향의 경사면도 아래에 기업체가 있는 지점에 그물망이 설치돼 있었지만 일부 지점에는 그물망이 아예 없었다. 일부 침사지 배수로에는 큰 바위가 떨어져 있어 배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였다.

침사지도 곳곳에 조성됐지만 일부는 크기가 가로 5ｍ, 세로 10ｍ로 너무 작아 방재시설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침사지는 원수에 함유된 토사가 침전되도록 하는 일종의 저류조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문 의원은 “공사장 면적이 광활한데도 토사를 걸러줄 저류지가 한 곳도 없다.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아래쪽 공장들은 토사 날벼락을 맞을 수 있어 방재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앞서 지난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사업시행자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공기가 지연돼 방재시설 공사가 늦어졌다. 이달 중순까지는 완벽한 방재가 가능하도록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방재 대책을 세우려 해도 도 허가 사업장이어서 시로서는 어려움이 있지만,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방재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산막산단 3공구 공장부지 조성 사업은 전체 면적이 22만6247㎡로 지난해 2월 착공했으며 내년 말 준공 예정이지만, 현재 공정률이 10%로 저조하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