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초 표준지 선정 잘못 가능성
- 市 소유부지 200억 가량 줄 듯

경남 양산시 동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한 시장용지의 올해 공시지가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양산시는 이 용지 바로 옆에 농수산물 유통센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센터의 공시지가도 시장용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되면 행정재산 수백 억 원이 증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의회에서 나온다.

양산시의회 김효진 부의장은 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시와 김 부의장에 따르면 동면 금산리 양산수질정화공원 인근 상업지 내에 LH가 소유한 시장용지(3만3000㎡)의 개별 공시지가는 지난해 ㎡당 245만 원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71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 토지 공시지가는 2011년 133만 원에서 증가하다가 급락했다.

지난해 10월 LH가 이 시장용지의 감정평가를 의뢰한 감정가는 ㎡당 110만 원으로 조사됐다. 그러자 동면 표준지를 담당하는 감정평가사가 시에 시장용지의 공시지가를 검증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시는 감정가를 실거래가로 간주해 공시지가를 조정했다.

이에 대해 김 부의장은 “시장용지 공시지가 하락으로 시가 LH 소유 부지에서 거둬들이는 재산세가 연간 1억5000만 원 가량 줄게 됐다. 양산시가 소유한 농수산물유통센터는 시장용지 바로 옆이고 표준지도 같은데, 시장용지처럼 공시지가가 하락하면 재산가치가 200억~600억 원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가 예상되는데도, 시가 시장용지의 공시지가를 크게 낮춘 것은 잘못이라는 게 김 부의장의 주장이다. 이날 이 부의장이 LH와 시가 소유한 부지, 인근의 또 다른 법인이 소유한 시장용지에 대한 공시지가 검증을 요구해 시가 재산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렇게 공시지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것은 애초 표준지 선정이 잘못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LH 소유토지는 거래가 드문 시장용지이고 토지 분할도 불가능해 가치가 크지 않은데, 표준지는 양산국유림관리사무소 맞은편인 번화가 상업지라는 지적이다. 표준지는 토지를 평가할 때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토지다.

시 관계자는 “재산가치는 공시지가가 아닌 감정평가로 결정되기 때문에 인근 토지의 공시지가 조정 결과를 가지고 농수산물유통센터 재산가치가 수백억 원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표준지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은 인정한다. LH 부지 등 3개 시장용지의 공정한 토지 가격 산정을 위해 표준지를 다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