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구멍에 약제 살포 입구 막아
- 대부분 서식지 옮긴 것으로 추정
- 주민·관광객 “지속적 관심 필요”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부 구간에서 펼쳐졌던 쥐 퇴치 작전(국제신문 지난달 4일 자 8면 보도)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관광객과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에 시달린다.

부산 수영구는 1일 개장하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했던 쥐 퇴치 작전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 테마 거리 내 ○○횟집~○○호텔 구간 대형 화단에서 쥐가 자주 출몰하자 지난 5월 1일부터 화단 내에 쥐덫 12개를 설치하고 약제를 살포하는 등 퇴치 작전을 진행했다. 산책 나온 반려동물이 살포된 약제를 먹지 않도록 안내하는 플래카드도 걸었다.

하지만 수영구는 국제신문 보도 이후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심해지자 최근 약제 살포를 중단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쥐덫도 모두 수거했다. 구는 대신 화단 내에서 발견된 쥐구멍 20여 곳 속으로 약제를 살포하고 입구를 막았다. 이번 쥐 퇴치 작전을 통해 100여 마리의 쥐가 죽은 것으로 구는 파악하고 있다.

퇴치 작전 전과 비교해 쥐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는 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민과 관광객은 여전히 불안감을 드러낸다. 피서를 즐기기 위해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박모(여·31) 씨는 “해수욕장에 쥐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아름다운 야경을 보려고 광안리를 찾았다. 쥐가 줄었다고 해도 쾌적한 환경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영구 역시 광안리 인근에서 쥐가 완전히 박멸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쥐 퇴치 작전을 통해 쥐가 서식지를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수영구 관계자는 “쥐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대신 쥐가 위협을 느끼면 서식지를 살기 편한 곳으로 옮기는 특성이 있는 만큼 개체 수는 확연히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이를 살펴보면서 해수욕장이 문을 닫은 이후 추가 퇴치 작전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쥐는 각종 전염병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특히 쥐의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높아 접촉을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