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은 종류·규모조차 파악안돼
- 전국 지자체 복지 대타협 특위
- 전수 조사 후 대대적 개선키로

부산 16개 구·군별 ‘현금성 복지’ 사업이 천차만별이지만 예산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기초지자체장이 “현금 복지 경쟁을 멈추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부산 연제구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양은 교복 지원금 30만 원을 받을 수 없다. 연제구는 지난 3월부터 연제구에 사는 고교 신입생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하지만, A 양은 인접한 부산진구 주민이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에서도 교복을 지원받는 학생 따로, 못 받는 학생 따로인 셈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연제구는 지원하는데, 우리는 안 주냐’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부산진구는 다른 구·군에 견줘 학생 수가 3, 4배 많아서 예산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대신 부산진구는 현재 저소득층 고교 신입생에게 교복 구입비를 지원한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달 출범한 ‘복지 대타협 특별위원회’를 통해 전국 기초지자체의 현금성 복지 사업을 전수 조사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특위 준비위원회는 전국 기초단체장 15명으로 구성됐으며, 부산에서는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금처럼 기초지자체가 경쟁적으로 현금 복지를 남발하면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모였다.

부산은 현재 구·군별 현금성 복지 사업 종류와 예산 규모도 집계되지 않는다. 대표적 현금성 복지 사업인 고교 교복 지원은 부산 전역에서 시행되지 않는다. 예산을 마련할 여력이 있는 일부 구만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에서 수영·연제·중구와 기장군이 고교 교복 지원 사업을 한다. 이들 구·군의 교복 지원 사업 예산은 15억7000만 원 규모다.

출산 장려금은 16개 구·군이 모두 지급하지만, 지원 금액이 제각각이다. 동래구는 ▷둘째 자녀 20만 원 ▷셋째 이상 50만 원을 주지만, 동구는 ▷둘째 20만 원 ▷셋째 이상 200만 원을 지급한다. 또 대부분 둘째 자녀부터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지만 서구는 첫째부터 20만 원, 둘째는 30만 원, 셋째는 100만 원, 넷째는 300만 원을 지급한다. 한 구청 관계자는 “지자체별 인구 구성이 달라 출산 장려금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기장군 ‘결혼이민자 국적 취득 수수료’, 사하구 ‘자활 성공 수당’ 등 현금을 지급하는 복지는 수두룩하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꼭 필요한 현금 복지는 엄선해서 중앙정부가 국비로 지원하고,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수혜자가 제한적인 사업은 일몰제를 적용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 부산 구·군별 교복지원금 지자체 지원  대상 예산 지원 내용 수영구 고교  신입생 3억9600만 원 1인 30만 원 중구 고교 8880만 원 1인 30만 원 연제구 고교 6억 원 1인 30만 원 기장군 고교 4억8600만 원 1인 30만 원